프로야구 ‘절대 강자-절대 약자’ 사라지나

입력 2014-04-01 02:36

2014 프로야구가 절대 강자나 약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대형 자유계약선수(FA)들이 대거 새 둥지로 옮겼고 출중한 외국인 타자들이 포진하는 등 전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지난 29, 30일 개막 2연전에서 약속이나 한 듯 한 팀도 연승을 거두지 못했다.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노리는 우승후보 1순위 삼성을 비롯해 2연전을 치른 6개 팀이 1승1패를 나눠 가졌다.

첫날 승리를 거뒀던 팀들은 다음 날 모두 고개 숙였다. 두산과의 1차전에서 패한 LG 김기태 감독은 2차전서 고졸 루키 임지섭을 ‘반전 카드’로 활용해 성공했다. 디펜딩챔피언 삼성도 2차전서 홈런 1방 등 11안타를 폭발하며 분위기를 되돌렸다.

3년 만에 가세한 용병들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개막전에서 칸투(두산)와 스캇(SK)이 홈런포를 가동했고 이틀째 경기(30일)에서는 나바로(삼성), 필(KIA), 벨(LG) 등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피에(한화)는 홈런이 없었지만 롯데전에서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고 결승타점도 올렸다.

외국인 투수들도 개막 2연전에 나선 6명 중 5명이 승리를 챙겼다. 30일 국내 무대에 데뷔한 SK의 울프는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KIA의 어센시오는 29일 삼성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하위 한화의 30일 개막전 승리도 눈길을 끌었다. 한화는 5년 만의 개막전 승리였고, 롯데와는 지난 3년간 개막전에서 연패를 당했던 수모를 갚았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LG는 팀을 이끌어온 베테랑 선수들이 건재하고 국내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넥센은 삼성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 ‘다크호스’ NC와 지난해 부진을 딛고 명문팀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SK와 KIA의 약진도 기대된다.

한편 서울 라이벌 두산과 LG 간의 잠실 2연전에는 5만2000명의 관중이 입장해 이틀 연속 만원이었다. 대구와 인천 역시 개막전 만원 관중을 기록했고, 이틀째에는 90%에 달하는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