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 교회를 통하다 5·끝-기고] 한국교회, 남북 화해와 통일로 노벨평화상을
입력 2014-04-01 02:22
“네 원수를 사랑하라.”
신약 성경 마태복음 22장에 있는 위대한 격언이다. 신약 성경을 관통하는 가장 숭고한 키워드다. 철천지원수마저 사랑할 때 세상은 진정한 평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에 있는 또 하나의 위대한 말씀이 있다. 바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다.
이를 실천해 축복받은 나라가 있다. 바로 통일 독일이다. 통일된 독일은 선진국 중 최고의 경제성장률, 최저 실업률, 최고의 수출국가로 우뚝 섰다. 많은 나라들이 독일 모델을 연구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도 ‘라인 모델’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통일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국민과 정치인, 기업인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독일 통일의 중심에 교회가 있었다. 많은 사람이 자유와 번영을 위해 동독에서 서독으로 넘어왔지만, 오히려 서독에서 동독으로 넘어가 ‘요나’같이 고난과 가시밭길을 택한 목사들이 있었다.
서독 교회는 동독 지원과 교류의 선봉장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라이카우프(Freikauf)’로 동독의 정치범을 돈으로 사서 서독으로 데려오는 데 교회가 앞장섰다. 서독 교회의 지원을 받은 동독 교회는 해방구로서 동독 민주화를 이끌었다. 대표적인 교회가 1989년 동독 라이프치히의 성니콜라이 교회였다. 매주 수십만명이 교회 안팎으로 모여 민주화를 위해 촛불 기도시위를 벌였다. 이것이 동독 공산정권을 무너뜨리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뿐인가. 통일 이후 교회는 사회통합에 앞장섰다.
독일 교회가 공산주의와 이웃 동포인 동독 주민을 사랑할 수 있는 원천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가난한 사람을 돕자는 ‘디아코니’ 정신이라고 본다. 십일조함 옆에 따로 가난한 이웃을 돕자는 모금함이었다.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행동이다. 지금도 독일 교회는 ‘디아코니’라는 이름을 내걸고 봉사와 헌신을 실천한다. 현재 독일 내 디아코니 기관은 3만1000여개로 직원 45만여명, 자원봉사자 40만명이 하루 100만명 이상에게 빵과 봉사를 제공한다. 독일 복지의 핵심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 역시 이제 통일을 준비할 때다. 독일 교회같이 통일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한국 교회에 ‘홍익통일’ 헌금을 거둘 것을 제안한다. 한국판 ‘디아코니’다. 이 돈으로 북한 교회와 북한 주민들을 돕자는 것이다. 한국 교회가 노벨평화상을 타는 날이 통일의 시기라고 확신한다.
지금까지 교회와 관련된 인사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네 번이다. 스위스에서 적십자와 기독교청년회를 만든 장 알리 뒤낭(1901년), 스웨덴에서 교회연합을 통해 평화를 이루는 데 앞장선 나탄 쇠데르블룸(1930년), 사회사업과 공공정보 프로그램을 제공해 평화와 화해를 만들어간 미국과 영국의 퀘이커교도 봉사위원회(1947년)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1976년 평화운동 단체인 ‘피스 피플’을 창설한 메이리드 코리건 마기르와 베티 윌리엄스가 평화상을 받았다.
이제 다시 교회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시기가 도래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데 한국 교회가 앞장설 것을 ‘호명’하고 있다. 남북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데 있어 한국 교회의 선봉장 역할을 기대해 본다.
김택환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