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벨기에서 ‘판다 외교’… 국왕 부부와 공원 개원식 참석

입력 2014-04-01 02:31

유럽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판다 외교’를 벌여 주목을 끌었다.

시 주석은 30일 오전(현지시간) 벨기에 국빈 방문에 나서 브뤼셀 왕궁 광장에서 필립 국왕이 베푼 환영식에 참석한 뒤 그와 환담하는 자리에서 “벨기에는 유럽연합(EU) 본부 소재지이자 유럽의 심장부”라고 치켜세웠다. 이에 필립 국왕은 “벨기에 왕실과 정부는 대중 우호정책을 지속적으로 견지하고 중·EU 관계 발전에도 특별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벨기에 왕실 최고등급 훈장인 ‘레오폴드 훈장’을 수여했다. 시 주석의 벨기에 방문은 중국 국가원수로는 리셴녠(李先念) 전 국가주석이 1987년 11월 방문한 이후 27년 만이다.

시 주석 부부는 오후에는 필립 국왕 부부의 안내를 받으며 브뤼셀 인근에 위치한 판다 공원 개원식에 참석했다. 시 주석 부부는 이곳에서 필립 국왕 부부와 함께 자연석에 양국 국기와 판다 등을 새긴 조형물을 제막하고 공원 내부를 둘러봤다. 중국 전통 건축물과 정원으로 꾸며진 이 공원에는 중국이 지난 2월 하순 벨기에로 보낸 자이언트 판다 ‘싱후이(星徽)’와 ‘하오하오(好好)’가 머물고 있다.

시 주석은 31일에는 중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EU 본부도 방문했다. 이번 판다 외교는 이처럼 시 주석의 EU 본부 방문에 앞서 기획됐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모았다. 중국과 EU 사이에는 자유무역협정 체결, 중국 인권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껄끄러운 현안으로 대두돼 있다. 중국은 특히 이번 EU와의 공동성명에서 자유무역협정에 관해 언급하기를 원했지만 28개 EU 회원국은 이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중국은 EU에 미국 다음으로 큰 무역 파트너다. 쌍방 간 무역 규모는 하루 10억 유로에 달한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