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북대병원 심뇌혈관질환센터 배장환 교수 “신속한 병원 도착이 生死 결정”
입력 2014-04-01 02:13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낀 후 얼마 만에 병원을 찾느냐가 생사를 결정짓습니다. 심근경색으로 목숨을 잃거나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급성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고 병원을 늦게 찾은 경우였습니다.”
충북대학교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배장환 교수는 인터뷰 내내 급성심근경색은 시간을 다투는 병인만큼 한시라도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장질환은 뇌졸중·암과 더불어 한국인의 사망원인 1·2위를 다투는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심근경색은 사망률도 높은데다 제시간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평생 장애를 안고 살 확률이 높은 질환이다. 혈전 등으로 막힌 혈관을 재빠르게 뚫어주지 않으면 심장조직은 영영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괴사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배 교수는 “심근경색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일단 심근경색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119에 연락해서 심근경색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가능한 한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충북대병원 심뇌혈관질환센터는 심·뇌혈관질환 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 및 수술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지정한 의료기관이다. 배 교수는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 문턱도 오지 못하고 길에서 죽는 경우가 있다. 1분 1초를 다투는 질환이지만 모든 병원이 심근경색환자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병원 간 이송 중에 사망하기도 한다”며 “심근경색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의료진과 치료실을 갖춘 곳에서 초기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의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 교수는 “흉통을 느껴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자가용이 아닌 119에 연락해 구급차를 이용해야 한다”며 “구급차에는 심장 발작으로 심장과 호흡이 멎었을 때, 즉시 응급처치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배 교수는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점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는 “병원을 찾은 어르신들께 심근경색을 아시는지 여쭤보면 ‘알고 있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렇다 보니 급성심근경색의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이를 모르고 방치하다 도저히 손쓸 수 없을 때 병원을 찾는 문제가 생긴다”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심장병의 가족력이 있다면 평소 심근경색 증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어느 날 갑자기 흉통을 느끼고서 병원을 찾았지만 결국 사망한 한 50대 남성 환자가 기억에 남는다면서 “그 환자는 흉통을 느끼고도 집에서 이틀을 견디다 병원을 찾았다. 자신에게 찾아온 증상이 심근경색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치료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증상에 대한 인지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배장환 교수는 지역민들의 심근경색 예방과 극복을 위해 한마디 덧붙였다.
“이곳의 의사들은 한밤중에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오더라도 15분 내로 막힌 혈관을 뚫어 심장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도록 365일 24시간 병동을 지키고 있습니다. 급성환자와 더불어 만성심근경색 환자들 및 그 보호자들이 치료받기 위해 타지로 가서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입니다.”
김단비 쿠키뉴스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