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 천연재료를 이용한 지문 채취용 분말 개발
입력 2014-03-31 16:22
[쿠키 사회] 대구경찰이 국내 최초로 천연재료를 이용한 지문 채취용 분말을 개발했다.
대구경찰청은 과학수사계에서 딸기, 산수유, 코코아, 녹차, 오징어먹물, 단호박, 데코파이트(설탕분말) 등 7가지의 천연재료로 만든 지문 채취용 분말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천연 분말은 화학물질로 만든 기존 시약의 단점을 보완했다. 화학물질 시약은 사용 시 눈·목 따끔거림, 피부질환, 두통 등을 유발하고 발암 위험까지 있었다. 이 때문에 지문 감식 후 시약이 현장에 남아있으면 범죄 피해자는 물론 시민에게 2차 피해를 줄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천연 분말은 피부 등에 전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성능도 더 뛰어나다. 천연 분말은 위조지폐 등 종이류를 감식할 때 기존 시약보다 잠재지문(육안에 보이지 않지만 현장에 남은 지문)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비용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도 있다.
경찰은 새로 개발한 천연 지문 분말을 특허 출원하고, 군·검찰·해경 등 관련 수사기관에 보급할 방침이다.
천연 분말 개발 원동력은 호기심이었다. 김기정 대구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매년 봄 꽃가루가 날릴 때 차량 보닛이나 출입문에 내려앉은 꽃가루 주변에 지문이 선명하게 남는 것을 보고 과학수사요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1년여 동안 딸기 등 여러 재료를 분말로 만들어 실험한 뒤 7가지 천연재료를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