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우 목사의 시편] 주님의 마지막 안식일
입력 2014-04-01 02:15
세계시장의 통합으로 인한 무한 경쟁은 사람들을 과로로 내몰고 있다. 극한의 도전에서 살아남는 몇 사람은 시대의 우상이 되고 그들의 자서전은 불티나게 팔린다. 그들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쳤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 역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바로 부의 집중화, 성공제일주의 문화, 다수의 심리적인 패배자를 양산한 것이다. 점점 여기저기에서 속도에 뒤처졌거나 실패하고 다시 일어설 기회조차 얻지 못한 자들의 저항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지인은 주말이나 되어야 예쁜 딸의 얼굴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퇴근한 날 출근하는 일이 허다하고 주말 출근도 잦아지고 있단다. 피곤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는데 그분은 몇 개월 요양이 필요한 병에 걸렸다. 회사는 부서를 바꾸어 주었지만 이전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 회사의 문화가 어디 가겠는가! 은퇴한 선배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지 못해 큰 후회가 된다고 했다. 목회는 성공했지만 자녀교육은 성공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성공지향적인 사고가 긍정의 심리학과 융합되어 가장들을 과로로 내몰았다. 가족끼리 함께하는 시간도 빼앗아 갔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올바르게 가려면 하나님 중심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한다 해도 하나님의 뜻이 아닐 수 있다. 하나님은 먼저 하나님과 교제하기 원하는 사람을 찾으신다. 하나님과의 올바른 교제는 전방위적인 삶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사모하는 것이다. 맥스 루케이도는 ‘내게 남은 날이 일주일밖에 없다면’에서 예수님의 공생애 마지막 일주일을 조명하고 있다. 사실 예수님의 마지막 안식일에 관한 기록은 사복음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예수님이 그날 어떤 일도 하지 않으셨다는 것을 말해준다. 안식일은 하나님 안에 거하며 하나님을 예배하는 날이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려면 먼저 멈추어야 한다. 그날에도 일하고 싶은 욕망을 제어해야 한다. 일상에서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고 찬양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어떤 이들은 시간을 허비한다는 불안함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면 집중력과 효율성이 높아진다. 실패하고 다시 시작할 일도 없을 것이다.
너무 빨리 달리면 주변을 볼 수 없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움을 볼 수도 없다. 돌아와서 다시 가야 할 일도 생긴다. 하나님과 사랑하는 사람과도 함께할 수 없다. 생애 마지막 날에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었다”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아름답고 귀하며 신비하고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빠름과 성공으로 몰아가는 세상에서 여유와 의미를 찾는 인생이고 싶다. 오늘도 일상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사모하며 그분과 동행한다면 지금도 그리고 마지막 날도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일산 로고스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