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46조 감축”… LH, 초특급 다이어트

입력 2014-03-31 02:44


2017년까지 무려 46조원에 달하는 부채 감축 목표를 내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초특급 ‘부채 다이어트’를 위한 대장정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LH의 부채감축 시도를 놓고 “강호동이 전지현이 되는 프로젝트”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극한의 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주변에서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고 있는 만큼 이재영 LH 사장을 비롯한 구성원들도 독한 마음으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H는 원래 지난해 수립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는 2017년까지 부채를 30조원 감축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공공기관들에 추가적인 부채감축 요구를 하자 이를 적극 수용해 16조4000억원의 추가 감축안을 마련했다.

목표치가 높아진 만큼 요즘 조직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한 LH의 변화의 움직임도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업 추진의 다각화다. 공기업으로서 공공정책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하면서 그 과정에서 민간 자본을 적극 끌어들여 LH가 과도한 위험 부담을 떠안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기존의 대규모 개발 일변도에서 탈피해 적재적소의 신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소규모 맞춤형’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부채 감축을 위해 ‘비즈니스 마인드’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LH는 올 들어 지역 본부별로 ‘판매목표 관리제’를 도입했다. LH 관계자는 30일 “사장과 지역본부장이 판매목표 계약을 체결해 목표달성을 위한 동기부여가 한층 커졌고, 자연스레 지역별로 경쟁이 붙어 판매가 촉진되는 효과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별사업 단위별 책임자가 사업계획부터 판매, 예산, 인사 등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는 ‘소사장제’도 도입됐다. 또 사업비 집행이 50%가 지난 시점에 프로젝트를 중간점검하는 ‘중간평가제’도 실시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처음에는 직원들이 부담스러워했지만 이 사장이 ‘체질 개선은 LH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토대를 닦는 작업’이라고 독려하면서 협조를 이끌어내 지금은 다들 한마음으로 부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귀띔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