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과 친구 구하러 화염 속으로… 늦깎이 대학생 엄마의 비극
입력 2014-03-30 19:43
[쿠키 사회] 30대 중반의 ‘늦깎이 대학생’ 엄마가 두 딸과 친구 딸을 구하려고 불길과 유독 가스가 가득한 방으로 뛰어들었다가 함께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0일 경기도 과천경찰서에 따르면 29일 오전 1시7분쯤 경기 과천시 장군마을1길 D빌라 반지하 오모(35·여)씨의 집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전날 오씨 집에 놀러와 잠을 자던 김모(35·여)씨, 김씨의 초등학교 5학년과 4학년생 딸 2명, 오씨의 다른 친구 박모(36·여)씨의 딸(10)이 숨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29분 만인 오전 1시36분쯤 불을 껐지만 김씨 등은 모두 작은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씨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다가 김씨가 “불이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대피해 화를 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사이버대학에 재학 중으로 29일 학과 MT를 떠날 예정이었다. 두 딸을 친구인 오씨에게 맡기고 MT를 가려고 전날 아이들을 데려와 함께 잠을 자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김씨가 전날 밤 거실에서 잠자리에 든 것으로 조사된 점으로 미뤄 아이들을 구하려고 방으로 갔다가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천=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