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이 지혜로운 말을 많이 할 줄 몰랐네” 베아트릭스 前 여왕 농담 자아내 웃음
입력 2014-03-31 03:08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회담장에 들어서면서 우연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마주쳤다. 이때 오바마 대통령이 머리를 숙이며 “안녕하세요”라고 한국말로 인사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30일 네덜란드·독일 순방 기간 알려지지 않았던 일화들을 공개했다. 박 대통령은 감기몸살 기운으로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주최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 다음날 회담장에 나타난 박 대통령에게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외국 정상들은 “좀 어떠시느냐”며 안부를 물었다.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 국왕과 오찬을 함께할 때 습관대로 메모를 하고 있었다. 국왕의 어머니인 베아트릭스 전 여왕이 관심을 나타내자 박 대통령은 “국왕의 말씀이 너무 지혜로워서 적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베아트릭스 전 여왕은 “제 아들이 그렇게 지혜로운 얘기를 많이 할 수 있는 줄 몰랐다”고 농담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 대통령은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가리키면서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었는데 다시 감독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에서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연설을 마친 뒤에는 한스 뮐러 슈타인하겐 총장이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그날이 오면 모든 것이 드레스덴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프라운호퍼 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라이문트 노이게바우어 연구소 총재가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제로에너지빌딩’을 언급하자 상세한 설명을 요청하는 등 큰 관심을 나타냈다. 노이게바우어 총재는 추가 설명과 함께 “한국의 기업과 협력해 빌딩을 개발·제작했다”고 덧붙였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