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은 KT·대포통장은 농협 최다
입력 2014-03-31 02:24
경찰이 금융사기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이른바 ‘대포물건’(휴대전화·통장·차량)을 단속한 결과 대포폰은 주로 KT에서 개통되고, 대포통장은 농협에서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자동차 매매상은 대포차량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24일부터 1개월간 실시된 대포물건 집중 단속에서 1400명을 검거하고 이 중 58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적발된 대포물건은 모두 3135건으로 통장 2172개, 휴대전화 626대, 차량 337대다.
대포폰은 KT에서 개통된 것이 492대(79%)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61대와 44대로 10% 미만이었다. KT가 유독 많은 이유는 인터넷으로 개통하면 개인정보를 꼼꼼하게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최근 부산에서 적발된 대규모 대포폰 제조 조직도 주로 KT를 대상으로 대포폰을 만들었다. 이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대포폰들로 전화인증을 받는 수법으로 KT에서 휴대전화를 360여대나 개통했다.
대포통장은 농협 1099건(50.6%), 우체국 414건(19.1%), 신한은행 129건(6%) 순이었다. 농협은 중앙회와 지역 지점이 분리 운영돼 중앙의 통제력이 지점까지 미치지 않는 허점이 있었다. 전국적으로 분포된 지점 수가 시중은행보다 많은 점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적발된 대포차량 4대 중 3대는 중고자동차 매매상에서 발생했으며 모두 254대(75%)였다. 개인 간 거래 72대(21%), 사채업차에 담보로 제공된 차량 6대, 파산·유령법인 소속 5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