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펑 펑 대포 14발… 개막 2연전 홈런 쇼

입력 2014-03-31 03:33 수정 2014-03-31 15:27

2014 프로야구가 29일 7개월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비 때문에 사직구장의 한화-롯데전이 하루 연기되긴 했지만 네 경기장 모두 개막을 학수고대하던 팬들로 매진을 이뤘다. 주말 2연전 동안 홈런이 14방 터지는가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해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외국인 타자들의 홈런 쇼=올 시즌 프로야구는 외국인 타자가 가세하면서 화끈한 공격 야구가 예고됐다. 실제로 29일 첫날부터 외국인 타자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SK의 루크 스캇과 두산 호르헤 칸투는 인상적인 홈런포로 전직 메이저리거의 힘을 과시했다.

외국인 타자 시즌 홈런 1호는 스캇의 몫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으로 역대 외국인 타자 가운데 최고 이름값을 자랑하는 스캇은 넥센전 3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앤디 밴헤켄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폭발시켰다. 승부를 1-1 원점으로 만드는 동점포였다. 이어 메이저리그 통산 108홈런의 칸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잠실 LG전에 나선 칸투는 1-3으로 뒤진 3회말 2사 1·2루에서 상대 투수 김선우에게 중앙 담장을 넘기는 대형 스리런 홈런을 뽑아내며 4-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역전 결승홈런이었다.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는 첫날엔 침묵했지만 30일 대구 KIA전에서 투런 홈런을 때렸고, KIA의 브렛 필도 이날 솔로 홈런을 신고했다. LG의 조쉬 벨은 이날 잠실 두산전에서 투런 홈런을 쳤다.

◇존재감 알린 무서운 신예들=올 시즌 개막 2연전부터 신인들이 인상적인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29일 문학에서 열린 넥센-SK전에서는 넥센 투수 조상우의 진가가 빛났다. 조상우는 지난해 5경기에서 8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인 신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뛰어난 피칭으로 스타 탄생을 예고했고, 이날 9회말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50㎞대의 패스트볼을 앞세워 3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스트라이크 10개, 볼 4개로 제구도 좋았다. 특히 14개의 공 중 13개가 150㎞를 넘겼으며 최고 구속은 156㎞까지 나왔다.

30일 잠실의 LG-두산전에 LG 선발로 나선 만 18세 고졸 신인 임지섭도 엄청난 역투를 보여줬다. 임지섭은 선발진 후보였던 선배들의 페이스가 예상보다 늦게 올라오면서 깜짝 기용됐다. 임지섭은 이날 5이닝 1실점 호투와 타선의 맹타를 앞세워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겼다. 고졸 신인이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프로야구 통산 네 번째로, 2006년 류현진 이후 8년만이다. 이날 임지섭은 75개의 공을 던져 1실점 3피안타 4볼넷 2삼진으로 준수한 투구를 보여줬다. 직구(63개) 최고 구속은 149㎞를 찍은 가운데 슬라이더(9개)와 포크볼(3개)을 적절히 활용했다. 제구만 조금 더 날카로워지면 LG 마운드의 미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5년만에 개막전 승리한 한화=한화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선발 케일럽 클레이의 호투와 고동진의 쐐기 홈런에 힘입어 4대 2로 승리했다. 2009년 문학 SK전 이후 5년만의 개막전 승리다. 또한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시즌 개막전에서 롯데를 만나 3년 연속으로 패했던 한화는 ‘개막전 롯데 징크스’도 기분 좋게 털어냈다. 올 시즌 아시안게임 때문에 주말 3연전 또는 2연전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 해당 경기를 월요일에 편성하도록 하면서 롯데와 한화는 31일 다시 맞붙는다.

삼성과 KIA, 두산과 LG 그리고 넥센과 SK는 개막 2연전에서 각각 1승1패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