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외교 해결로 가닥
입력 2014-03-31 02:48
우크라이나 사태가 외교적 해법으로 가닥을 잡는 조짐이 나타났다.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28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한 데 이어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양국 외교장관이 만나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한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유럽 방문을 마치고 28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전화통화는 푸틴 대통령이 걸어와 성사됐다. 약 1시간에 걸친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자고 요청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인 해결책을 서면으로 먼저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푸틴 대통령이 먼저 전화를 걸어 온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며 외교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두 정상은 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통해 다음 단계를 논의키로 합의했다.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30일 파리에서 진행된다. 양국 정상의 통화 이후 두 외교장관도 전화통화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 중인 케리 국무장관은 워싱턴 귀환을 연기하고 바로 파리로 향했다.
이와 관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행동을 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이날 전했다. 반 총장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없다는 확약을 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푸틴 대통령이 “어떤 군사적 행동도 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고 답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전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5월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초콜릿 재벌 출신 정치인 페트로 포로셴코(48)가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NYT 등 외신들은 29일 다른 대선 유력 후보였던 헤비급 복싱 챔피언 출신 비탈리 클리치코가 이날 출마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포로셴코가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됐다고 보도했다. 포로셴코는 최근 대선 여론조사에서 25%의 지지를 받았다. 클리치코(9%)는 물론 금발의 땋아 올린 머리로 유명한 율리아 티모셴코 전 총리(8%)를 크게 앞섰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