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신앙사경회’ 현장 가보니… “주여, 이땅의 교회들을 불쌍히…” 신대원생 650여명 눈물의 기도

입력 2014-03-31 02:41


“주여, 조국교회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주여, 한국교회가 통일시대를 대비케 하여주소서!”

지난 27일 서울 광진구 장신대 한경직기념예배당은 650명의 신대원생들이 부르짖는 기도소리로 넘쳐났다. 장신대는 매년 봄·가을 2박3일간 모든 학사일정을 중단하고 신대원생과 교수, 교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사경회를 갖는다. 1901년 학교 설립의 정신이 평양대부흥운동의 출발점이었던 사경회에 기초하고 있는 만큼 10회 열리는 집회 중 한번이라도 결석하면 유급된다. 집회 도중 화장실을 가더라도 반드시 학생증을 맡겨야 할 정도로 엄격하다.

강단에는 기독 서예가 박재현씨가 쓴 가로 10m, 세로 10m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현수막에 빼곡히 적힌 골로새서에서 말씀 중심의 학풍이 느껴졌다. 올해 사경회의 주강사인 이만규 서울 신양교회 목사는 지역주민들과 함께 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살리는’ 목회자가 될 것을 당부했다. 이 목사는 “이 땅에 새벽마다 가슴을 찢으며 눈물로 기도하는 수많은 목회자들이 있다는 걸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사랑도 없이 교회 개혁만 외치는 일부 인사들의 논리에 편승해 한국교회를 함부로 비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예비 목회자들이라 그런지 설교 중간 중간에 “아멘” 소리가 남달랐다. 기도회 시간이 되자 신학생들은 장신대 출신인 전은주 전도사가 작사·작곡한 ‘교회여 일어나라’를 부르며 간절히 부르짖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철야기도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손을 번쩍 들고 방언으로 울부짖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몇몇 신학생은 복도에 그대로 무릎 꿇고 간절히 기도했다.

판 카즈 카필라(34)씨는 “인도 출신으로 장신대 학부 4년을 포함해 사경회만 13번째”라면서 “매년 봄·가을 사경회 때 받는 하나님의 은혜로 한 학기를 보낸다”고 말했다. 신대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혜란(30·여)씨도 “신대원에 입학하고 처음 경험해 본 사경회는 교회 부흥회 느낌과 확실히 다르다”면서 “아무래도 말씀의 초점이 신학생들에게 맞춰져 있다보니 한국교회 현실과 맞닿아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배와 기도회 성경공부 선택특강 등으로 진행되는 사경회는 학우회가 교수들의 조언을 받아 주도적으로 진행된다. 주강사는 1년 전 학생들로부터 5∼6명을 추천받아 섭외를 하는데 그동안 교파를 초월해 옥한흠 이동원 이정익 유기성 목사 등이 메시지를 전했다. 사경회는 28일 파송의 성찬식으로 마무리됐다.

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