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김택진 방준혁 등 대표적 1세대 다시 전면에… 게임업계 재도약 계기 마련하나
입력 2014-03-31 03:31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46) 회장, 김택진(47)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46) CJ E&M 고문 등 게임업계 1세대 대표들이 다시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각각 이름의 이니셜인 JJ, TJ, JH를 따 ‘3J’로 불리며 게임 업계를 대표해 왔던 인물이다.
대외 활동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게임업계에서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김정주 회장은 후방에서 치밀한 계산을 거친 ‘그림자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경비원조차 그의 얼굴을 몰라서 “신분 확인이 안 된다”는 이유로 김 회장이 자신의 회사 입구에서 쫓겨났다는 일화까지 있을 정도다. 세계 최초의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이후 현역에 있을 때도 대외 활동은 김 회장 대신 공동창업자인 송재경 현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김 회장은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레고 거래사이트 ‘브릭링크’와 노르웨이 유명 유모차업체 ‘스토케’를 인수한 것은 물론 최근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작은 그룹이나 프로젝트성 회사)인 릿모터스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그가 전면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준혁 CJ E&M 게임사업부문 총괄 고문은 대중 인지도는 낮지만 넷마블의 창업자로 게임업계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2000년 넷마블을 창업한 방 고문은 2004년 회사를 CJ에 넘긴 이후 2006년 퇴사해 한동안 게임업계를 떠났었다. 넷마블의 경영상황이 어렵게 되자 CJ에서 복귀를 요청했고 2011년 6월 게임사업부문 총괄 고문으로 돌아왔다.
방 고문은 지난 26일 텐센트의 CJ게임즈 지분투자를 끌어내는 등 성과를 거두면서 10여년 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방 고문은 텐센트의 CJ게임즈 투자에 따른 지분율 변동으로 CJ게임즈 1대 주주로 올라섰다. CJ E&M 게임사업부문(넷마블)과 CJ게임즈를 통합한 가칭 CJ넷마블이 설립된 이후 최고의사결정권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둔형으로 분류되는 김택진 대표도 2∼3년 사이 조금씩 대외 활동을 늘리고 있다. 엔씨소프트 창립 이전에 ‘아래아한글’과 ‘한메타자교사’를 개발하는 등 소프트웨어 개발자로도 유명한 김 대표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와 리니지2의 흥행을 성공시키면서 엔씨소프트를 대형 게임회사로 키웠다. 한동안 두문불출했지만 2012년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 이후에는 오히려 대외 활동을 늘려가고 있다. NC다이노스 야구단을 창단한 이후 부인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과 함께 경기장을 찾기도 했고, 국내 최대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의 ‘게임대상’ 시상식에 나타나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세 사람의 활발한 경영 활동으로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