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중기획 착한교회] (7) 경남 양산 삼양교회
입력 2014-03-31 02:28
다양한 섬김 사역… 지역사회 비추는 ‘등대’
“장미 줄기에 리본을 달아보세요. 그렇죠. 그렇게 하면 줄기를 가릴 수 있겠죠.”
지난 29일 경남 양산 삼양교회(정연철 목사)에 들어섰을 때 1층 세미나실에선 꽃꽂이 수업이 한창이었다. 꽃을 공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었는데 교회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진행하는 토요학교 10개 프로그램 중 하나다. 백장미를 정성스레 손질하던 강희경(46)씨가 입을 열었다. “양산 신도시 쪽에 살고 있는데 아직 교회에 다니지는 않아요. 하지만 누가 ‘어디 교회가 좋냐’고 물어보면 삼양교회를 추천해요. 지역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데다 정연철 목사님도 좋은 분이거든요. 저도 언젠가 교회에 나간다면 삼양교회에 출석하지 않겠어요?”
삼양교회가 위치한 양산에는 통도사와 내원사 등 대형 사찰이 있어 불교문화가 강하다. 복음화율 5% 미만의 양산에서 삼양교회는 전도와 봉사라는 교회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섬김 사역을 펼쳐 왔다.
1999년에는 ‘주사랑어머니회’를 조직, 양산지역 소년소녀가장 36명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어머니회원들은 소년소녀 가장을 부모처럼 돌보며 반찬과 신학기 학용품, 교복 등을 제공했다.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꾸준히 장학금을 지급해 왔고, 학생들의 재능과 끼를 살려주고자 장기자랑 대회인 ‘슈퍼스타 K’, 청소년 문화축제 ‘비행청소년 콘서트’ 등도 진행했다.
특히 교회가 1998년부터 운영 중인 벧엘어린이집은 취학 전 아동을 둔 20∼30대 부모로부터 인기가 높다. 이경애(32)씨는 “260명의 어린이들이 재학 중인데 입학 경쟁률만 10대 1이 넘는다”면서 “내년에는 네 살짜리 아들을 꼭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황숙자(59) 권사는 “워낙 많은 엄마들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려 하다 보니 신청 전날부터 줄을 설 정도”라면서 “교회에선 대기자들을 위해 간식까지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자랑은 노인들에게 평생학습과 상호교류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2001년 11월부터 시작한 장수노인대학이다. 매년 400여명의 지역 어르신을 초청해 한글·영어, 음악, 국악, 합창, 서예, 건강 체조, 노래 수업을 진행하고 미용 봉사도 한다. 저소득층 어르신 60명에겐 무료 백내장 수술 기회를 줬다.
이런 다양한 사역을 펼치다 보니 불교문화가 강한 지역인데도 늘 이웃을 돌보는 선한 교회로 칭찬받는다. 박유정(48·여)씨는 “아무래도 양산은 불교문화가 강한 곳”이라며 “하지만 전도지를 갖고 거리에 나서면 대부분 ‘아, 그 교회에서 나왔어요’ 하며 반갑게 맞아준다”고 말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교회가 지역 어르신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무료급식 같은 좋은 일을 해오다 보니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정연철 목사님은 지역의 대표적 종교지도자로서 정신적 지주역할을 하고 있어 삼양교회야말로 양산지역 기독교계의 자랑”이라고 평가했다.
교회의 1기 사역이 소년소녀가장 돕기, 노인대학에 있었다면 2기 사역은 대안학교 운영과 지역 목회자 재교육 과정에 있다. 교회는 차세대 리더 육성을 위해 대안학교를 운영하며 국내 교육 후 해외 한인교회와 연계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펼칠 예정이다. 목회자 재교육 과정은 부산·경남·울산지역 목회자들에게 소명을 재확인하고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구경모(48) 장로는 “대안학교를 통해 인재를 육성하려는 계획은 20년 전부터 정 목사님이 주창해 왔던 꿈으로, 지역을 섬기고 사람을 키우는 목회라는 삼양교회 목표에 부합한다”면서 “올해 교회 옆 1000평 부지에 비전센터가 건립되면 내년쯤 대안학교를 개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글 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