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불만 폭발… 연락 끊고 長考

입력 2014-03-29 02:48 수정 2014-03-29 15:30

새누리당의 6·4지방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정몽준 의원과의 양자대결이 무산된 뒤 연락을 끊고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김 전 총리는 28일 예정됐던 서울 지역 당원협의회 4곳 방문, 방송 인터뷰 2건 등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침묵시위를 계속했다. 양자대결을 촉구하다 결국 이혜훈 최고위원까지 포함한 3배수로 경선이 압축되자 항의표시가 담긴 배수진을 친 셈이다. 캠프 관계자들은 경선 불참 가능성을 다시 한 번 거론했다.

하지만 김 전 총리 측근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3배수로 컷오프가 결정된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무능함·오락가락·무책임’ 등을 주요 불만 사안으로 꼽았다. 공천위가 ‘2배수 컷오프’ 가능성을 미리 언론에 흘려 마치 김 전 총리가 자신에게 유리한 룰을 당에 요구하는 인사로 비치게끔 연출했다는 주장이다.

친박 주류가 김 전 총리를 돕는다는 당내 소문과 달리 실제 상황은 불리하게 전개되자 김 전 총리가 모욕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성헌 윤원중 전 의원 등 캠프 핵심 인사들이 당사를 방문해 황우여 대표에게 공정한 경선 관리를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 전 총리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핵심 당직자는 “김 전 총리가 경선에서 이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당내에서는 김 전 총리가 ‘경선 불참’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도 설전은 계속됐다. 김 전 총리 측은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 간의 ‘빅딜설’을 거론하며 “이 최고위원이 서울 반포동에서 정 의원의 지역구(동작을)인 서울 사당동으로 이사한 시점과 관련해 오락가락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이사 날짜를 묻는 기초적인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최고위원 측은 “대응할 가치도 없다”면서 “지난 10일 민주당의 논평에 대해 이미 해명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최고위원 측은 “사당동의 아파트를 계약한 시점은 지난 1월 23일”이라며 “당시 정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