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국회의원 3명 중 2명꼴 재산 늘어… 부동산 투자 덕 톡톡
입력 2014-03-29 02:25
국회의원들의 재산 증식은 주식과 현금보다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말 기준으로 재산으로 등록한 국회의원 295명 중 125명은 토지 재산이 늘었고, 103명은 건물을 통해 재산이 불어났다.
재산 등록 국회의원의 64.4%인 190명의 재산이 증가했다. 1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은 78명에 달했고, 이 중 5억원 이상 불어난 의원도 10명이나 됐다. 재산이 감소한 의원은 105명으로 집계됐으며 1억원 이상 줄어든 의원은 45명이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8일 공개한 2013년 국회의원 재산변동 신고 내역에 따르면 국회의원 295명 중 500억원 이상 자산가인 새누리당 정몽준 김세연 박덕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291명의 재산 평균액은 18억690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당별 평균은 새누리당이 24억400만원, 민주당 12억6720만원, 정의당 2억6720만원, 통합진보당 1억5900만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재산은 ‘여대야소(與大野小)’라는 사실이 재확인된 셈이다. 500억원 이상의 의원 4명을 합친 전체 의원 평균 재산은 97억5670만원이었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 의원이 약 2조430억원의 재산을 신고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정 의원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771만여 주의 평가액은 1조9847억7825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정 의원이 당선될 경우 2조원대에 가까운 주식이 백지신탁의 심판대에 오를 전망이다.
안 의원의 재산은 약 1569억원으로, 안랩(236만주·1453억원) 주식 평가손 등으로 약 262억원이 줄었다. 안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106억원의 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김진재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의원은 보유 재산이 985억원을 기록했다. 김 의원이 대주주로 있는 동일고무벨트 주식 176만여주를 비롯해 주식 평가액만 773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재벌인 박 의원은 약 539억원의 재산 신고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218억원의 토지와 50억원의 건물을 소유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강석호 김무성 정의화 의원도 100억원대 자산가였다.
재산이 1억원에 미치지 못한 의원은 모두 11명으로 파악됐다. 총 재산이 마이너스인 의원도 4명이나 됐다. 새누리당 성완종 의원은 마이너스 7억5460만원으로 집계돼 가장 가난한 의원으로 기록됐다. 새정치연합의 강동원 의원은 마이너스 7003만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마이너스 6049만원,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마이너스 615만원이었다.
국회의원 295명 중 39.6%인 117명은 부모나 자식 등 직계 존·비속의 재산 내역 신고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직계 존·비속의 재산은 독립생계를 유지하거나 타인이 부양할 경우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고지 거부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재산 공개의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