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력 15% 줄이면서 1급이상 고위직 오히려 늘려
입력 2014-03-29 02:04 수정 2014-03-29 15:18
감사원, 방만 운영 실태 적발
한국방송공사(KBS)가 고위직 인력을 늘리고 임금을 편법 인상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수신료 인상을 추진 중인 KBS가 자구노력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2013년 9월 30일부터 10월 25일까지 KBS 및 6개 자회사 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18개 부적정 사례를 적발해 시정을 요구했다고 28일 밝혔다.
KBS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전체 인원을 14.9% 감축하면서도 인건비 소요가 많은 1직급 이상 고위직은 369명에서 382명으로 오히려 늘렸다. 그런데 1직급 이상 가운데 역할이 없는 무보직자가 59.7%에 달했다. KBS가 2013년 7월 외부에 의뢰한 조직진단 결과 보고서는 고직급 무보직자가 심의실, 라디오센터, 송신소 등에 근무하면서 업무량이나 인건비에 비해 인력이 과다 투입되거나 핵심 업무가 아닌 모니터링 등을 하고 있어 업무 수행의 비효율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KBS는 또 노사 합의에서 특별성과급을 폐지하는 대신 매년 월 기본급의 50%만큼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게 될 것을 추정해 전 직원의 월 기본급을 1.5% 인상하기로 하고 보수 규정을 개정했다. 하지만 2010∼2013년 특별성과급을 지급할 요인이 발생하지 않아 4년 동안 기본급 인상분 238억3000만원이 부당 지급됐다. 아울러 의무사용 연차 6일에 해당하는 휴가보상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수법으로 기본급을 편법 인상해 연평균 62억5000만원이 추가 지급됐다. 감사원은 “수당을 기본급화함으로써 연 평균 122억여원의 예산을 추가 집행하게 돼 2012년 경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KBS는 안식휴가자와 해외연수자의 휴가 및 연수기간을 출근일로 인정해 최대 24일의 연차휴가를 주고, 미사용 휴가일수에 대해 3억4000만원의 휴가보상수당을 부당 지급했다. 또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장기근속 및 퇴직 격려금을 지급하고 있는데도 예산을 별도로 편성해 2008년부터 2013년 9월 현재까지 48억9650만원을 추가 지급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