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대신 지혜를 가르쳐라”… 한계에 부딪친 한국교육의 대안 ‘유대인 공부법’

입력 2014-03-29 02:36 수정 2014-03-29 12:04


부모는 말한다. “공부 열심히 해.” 그런데 ‘어떻게’ 공부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부모는 많지 않다. 유대인은 다르다. 졸업과 동시에 끝나버리는 공부가 아닌, 성공하는 인생을 위해 평생 공부한다. 유대인의 공부법은 학과공부를 넘어 마음, 오감, 신체, 지식, 지혜에 이르는 전인적 공부요, 자녀뿐 아니라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전천후 공부법이다.

엔크리스토성경대학 및 예즈덤영재교육원장인 이대희(57·꿈을주는교회 담임) 목사가 출간한 ‘한국인을 위한 유대인 공부법’(베가북스)에는 유대인의 공부 원리를 소개하고 이를 토대로 한 우리만의 공부법이 들어 있다. 오랜 기간 이스라엘과 정통 유대인 마을을 방문하고 다양한 유대 서적과 자료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이 목사는 “위기의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한 실제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유대인 공부법에 열정을 쏟고 있다”며 “교육은 교회문제이자 사회문제와 연결되므로 함께 아우르며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부와 신앙을 조화롭게 통합한 유대인 공부법처럼 세계적으로 수천년 동안 전수되고 검증된 공부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목사는 “유대인의 공부법은 인간 자체를 공부하는 것”이라며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시험을 잘 보게 하는 공부가 아니라 인간을 인간되게 한다”고 말했다. 무엇을 이루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신이 행복한 공부를 하면 나머지는 자연히 따라온다는 것이다.

유대인의 핵심 교육서는 토라와 탈무드다. 토라는 유대인의 율법서로 모세오경을 가리킨다. 토라 속에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 들어 있다. ‘위대한 연구’라는 뜻의 탈무드는 이런 토라를 연구하는 책이다. 탈무드에는 인생에 필요한 모든 내용이 망라돼 있다. 토라와 탈무드를 통해 영성과 인성, 성품을 충분히 공부한 후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쌓는 것이 유대인의 공부 시스템이다.

유대인 공부법은 5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마음·오감·신체·지식·지혜에 이르는 전인적인 공부법으로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평생 적용할 수 있다. 마음공부는 마음을 열어 동기를 부여한다. 공부의 목적은 출세가 아닌 관계를 바르게 하는 데 있다. 일찌감치 인성과 관계성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둘째는 오감공부입니다. 유대인이 평생 공부할 수 있는 이유는 공부가 즐겁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공부의 맛부터 알려주는 꿀맛공부법부터 모든 행동과 예식에 교훈을 적용한 절기공부법, 감각을 융합해 이해력과 암기력을 높이는 육감공부법까지 유대인은 오감 공부를 통해 자녀에게 공부의 힘을 길러줍니다.”

셋째는 신체공부다. 어떻게 하면 머리가 좋아질 수 있을까. 몸을 움직이는 공부법은 몸과 두뇌를 향상시키는 일거양득 공부법이다. 건강한 몸으로 공부를 점화해야 한다. 넷째는 지식공부로, 탈무드식 논쟁법이다. 질문과 토론, 프레젠테이션 등 신개념 공부 시스템으로 창의력·사고력 신장에 효과가 크다. 끝으로 지혜공부다. 본질 즉 성경에 집중할수록 창의력이 커진다. 창의력을 발휘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목사는 유대인 공부법을 참고로 한국인을 위한 초보에서 고급 수준으로 나가는 ‘4차원 공부법’, 관찰-해석-적용으로 이어지는 귀납적 방식의 ‘3단계 공부법’, 무엇이든 흡수하는 0∼3세에 영성·인성 공부를 시키고 난 다음 지식·기술 공부를 시키는 ‘고차원 선행학습법’을 제시했다.

이 목사는 “1주일에 한 번 가정의 날을 만들어 부모와 자녀가 성경을 가지고 토론과 질문하는 시간을 가지면 가정 회복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게 확장돼 교회에서 이뤄지면 교회·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