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흥우] 어스 아워
입력 2014-03-29 02:37
태양열, 풍력, 지열, 조력(潮力) 등 무공해 청정에너지 이용 비중을 높이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들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은 아직 미미하기 짝이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독일도 지난해 전체 전력공급량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3.4%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3.5%(2011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O) 국가 중 최하위다.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이 2.5도 상승했다고 한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지구 온난화 주범이라는 건 이제 뉴스도 아니다. 거의 모든 국가가 가입한 유엔 기후변화협약(FCCC)에 따라 앞으로 화석연료 사용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잖다. FCCC 가입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의 40∼70% 수준으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의 예측은 정반대다. 세계에너지협회가 지난해 10월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에서 발표한 ‘세계 에너지 시나리오: 2050년 미래를 위한 에너지 구상’ 보고서를 보면 화석연료 사용량이 줄어들기는커녕 앞으로 40년간 30%나 는다. 미국 에너지부가 2013년 내놓은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도 다르지 않다. 지구가 더 더워진다는 얘기다.
한 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어스 아워(Earth Hour)’ 캠페인이 29일 오후 8시30분부터 전 세계에서 펼쳐진다.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에 열리는 이 캠페인은 올해로 7년째를 맞은 범지구적 행사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참여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지구 환경을 지키고 기후 변화에 대한 세계인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2007년 호주 시드니에서 처음 이 캠페인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을 듯하다.
첫해 호주의 220여만 가구가 참여한 이 행사는 2008년 35개국, 2009년 88개국, 2010년 120개국, 2011년 135개국, 2012년 152개국, 지난해 154개국 7000여개 도시에서 수십억명이 참여한 지구촌 한마당이 됐다. 그만큼 지구촌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이 캠페인에 참여할 경우 500만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둔다고 한다. 이날 한 시간만이라도 전기가 없던 옛날로 돌아가 보자.
이흥우 논설위원 h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