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의 성서 한방보감] 영양 불균형
입력 2014-03-29 02:23
비만은 영양 과잉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영양 불균형이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3대 영양소와 미네랄, 비타민 등의 미량원소가 다 필요하다. 3대 영양소는 많이 필요하고 미량원소는 적은 양만 있어도 된다. 3대 영양소는 소위 타는 영양소이며 미량원소는 태워주는 영양소이다. 타는 영양소가 잘 타기 위해서는 태워주는 영양소가 잘 태워주어야 한다. 그런데 태워주는 영양소인 미량원소가 부족하면 타는 영양소인 3대 영양소가 잘 타지 못한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은 최종 산물이 포도당이 되어 이것이 세포 속에 들어가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ATP라는 에너지화가 돼야 하는데, 잘 태워지지 못하면 포도당이 핏속에 다량 남게 된다. 이것이 쌓이면 당뇨도 되고 비만도 된다. 그래서 비만은 영양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당뇨 역시 마찬가지다. 당분을 많이 먹어서 생긴다기보다는 당분을 분해하는 요소를 많이 먹지 않아서 생긴다고 보는 것이 더 맞다. 아무리 당분이 많은 음식을 먹더라도 분해시키는 마이너 팩터를 많이 먹어주면 예방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미량원소들을 의도적으로 먹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암세포는 단백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단백질이 많으면 암이 되기 쉽고 암세포에 원료를 공급해서 증식을 촉진시키는 셈이 된다. 또한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아민이라는 물질은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의 원료가 되는데, 이것은 위장 내에서 아질산염과 반응하여 만들어진다. 아질산염은 가공육이나 어육연제품 등에 식품첨가물인 발색제로 첨가되고 있다. 동물성단백질에 풍부한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은 그 대사에서 비타민 B6를 필요로 하는데, 만약 이 비타민이 부족하게 되면 크산투렌산이라는 중간대사 산물을 만들게 된다. 이 물질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를 파괴하는 독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동물성단백질의 과잉섭취는 당뇨병을 유발하거나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 육 고기를 너무 좋아하지 말라는 것도 이런 뜻에서 나온 말이다.
결핵 역시 마찬가지다. 영양의 불균형 때문에 생기는 병이다. 공기 중에 결핵균이 많을까만 그런 결핵균을 마신다고 다 결핵이 생기는 건 아니다. 영양의 불균형으로 꼭 필요한 영양이 부족할 때 한방에서 말하는 폐음부족, 원기부족증으로 결핵이 생기는 것이다. 보통 감기 끝이나 오랜 질병의 끝에 기운이 진해져서 생기게 되는데 원인균은 물론 결핵균이지만 몸의 원기 부족 때문에 발병하게 된다. 원인균을 마셔서 다 병이 생긴다면 병이 생기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감기 역시 그렇다. 체내에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면 감기가 많은 부분 예방이 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자주 마시는 것은 몸의 저항력을 키워주고 강하게 만들어주는 큰 동기가 된다. 물 안에는 엄청난 영양소가 있는데 우린 일상에서 물을 그리 많이 마시지 않는다. 꼭 목이 마를 때가 아니더라도 식간에 물을 자주 마셔주는 훈련을 하는 것이 미네랄의 충분한 공급을 위해서 필요하다.
한방에서 건강은 음과 양의 균형으로 본다. 영양 역시 음양의 균형이 맞아야 건강하다. 그런데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균형이 맞지 않은 식사를 한다. 그 때문에 생기는 병이 적지 않다. 음식만 조금 신경 써 먹으면 많은 병을 예방할 수 있는데 말이다.
영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인은 은혜와 진리의 균형을 맞추어 사는 사람들이다. 간혹 진리투쟁을 하다 보면 은혜를 잃게 되고, 은혜만을 강조하다 보면 진리를 거스르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진리와 은혜가 균형을 이루는 삶, 그런 경건생활이 건강한 경건생활이라 싶다. 한방에서 건강을 음과 양의 균형이라고 하는 것도 알고 보면 다 그런 심오한 뜻이 있다는 것을 살면 살수록 확인하게 된다.
<김양규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