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식 칼럼] 교회 부도 위기 준비… 2∼3년이 마지막 기회다

입력 2014-03-29 02:23


현재 한국 사회는 ‘부동산 가격 정상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을 ‘부동산 거품 붕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부동산 거품 붕괴는 한국 사회뿐 아니라 한국 교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 교회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최고치로 향하던 2004∼2008년 사이 분별력이 없는 선택을 했다. 수십억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빚을 얻어 건축을 시작했다. 건축을 위해 빌린 돈의 총 원금이 10조∼1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한국 교회는 2단계에 걸쳐 ‘부도 광풍’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첫 번째는 2∼3년 후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서 이자 부담을 못 이기는 일부 교회에서 발생할 것이다. 두 번째는 10∼15년 후 교인의 고령화와 30∼50대층의 감소로 인해 상당수의 교회가 원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될 때 발생할 것이다.

필자는 ‘2030 대담한 미래(지식노마드)’란 책에서 이번 정부 말이나 다음 정부 초기에 제2의 외환 위기가 다가올 수 있음을 예측 발표했다. 이 시나리오는 3가지 가능성으로 나뉜다.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면 저성장으로 선방할 수 있지만 교회는 헌금 감소 현상이 5∼6년 정도 이어질 것이다. 만약,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금융위기가 닥치거나, 금융위기 규모에 따라 그리고 금융위기 처리 과정에서 정치권의 선택에 따라 최악에는 제2의 외환위기로 닥칠 수 있다. 이러면 극심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교회들은 파산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 투자자금 총액은 9253억 달러다. 이 중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주식투자금, 채권투자금, 단기 및 중장기 차입금의 비중이 83.6%에 달한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가계부채는 1200조원(개인사업자 포함)을 넘어섰다. 이런 속도면 이번 정부 말에 가면 1400조원을 넘어설 것이다. 기업의 부채도 만만치 않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기준으로 한국기업의 총 부채는 약 1456조원(1조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자가 3%만 오르면, 정부 기업 개인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120조원이 넘는다.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회복되면 가계와 기업의 부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필자의 예측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업들도 2∼3년 후부터는 본격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기 은퇴와 고령화 현상으로 우리나라는 2018년경이 되면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14%와 베이비붐세대 은퇴자 14.6%를 합친 28.6%가 평균소비를 40% 줄인다. 여기에 저출산으로 인해 내수시장 축소가 더해진다. 미국 일본 유럽의 반격과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내수시장의 실질 성장은 줄어들 것이다. 교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교인들의 직장의 안정성과 소득이 위협을 받는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게 하려면 기업과 정부는 바로 지금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인들이 더 많이 헌금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일부 교회는 부도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교회끼리의 합병이 많아질 것이다. 교회 건물이 이단이나 타 종교에 팔리는 수치도 경험해야 할 것이다. 부도 위기를 피하더라도 생존을 위해 선교비를 줄이거나 사역 경비를 줄여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것은 더 많은 교회가 이런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무리하게 추진되는 사역을 줄여야 한다. 교회의 본질적 사역에만 집중해야 한다. 이 시기에 한국 교회가 반드시 깨달아야 하는 교훈이 있다. 부동산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것은 축복이 아니다. 빚을 내서 교회를 건축하는 것이 큰 믿음이 아니다.

교회는 세상을 구원하고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는 곳이다. 건물을 중심으로 한 교회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본질을 향한 갱신을 시작한 교회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지금 시대 한국 교회를 향해 하나님이 주시는 교훈이다.

최윤식 (미래학자·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한국뉴욕주립대 미래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