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서울시장 후보 경선 3파전 확정… 김황식 측 보이콧 가능성 시사

입력 2014-03-28 04:12

새누리당의 6·4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의 ‘3파전’으로 최종 확정됐다. 김 전 총리 측은 정 의원과의 양자대결이 무산되자 경선 보이콧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강력 반발했다.

이 최고위원에 대한 ‘추가 컷오프’ 방침이 철회되면서 정 의원 측이 제기한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에 의한 시장후보 낙점 논란은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김 전 총리가 반발함에 따라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7일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고, 전체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경기·전북도지사를 제외한 15개 지역의 후보군을 확정했다. 대구시장 경선은 권영진 전 의원과 서상기 조원진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4자구도로, 충남도지사 경선은 이명수 홍문표 의원과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의 3자구도로 정해졌다. 강원도지사는 이광준 전 춘천시장, 정창수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최홍집 전 강원랜드 사장 등 3명의 대결로 압축됐다. 경기도의 컷오프 여부는 결정이 연기됐다.

박심 논란은 김 전 총리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접촉을 시인하면서 불거진 뒤 이 최고위원에 대한 컷오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절정에 달했다.

정 의원은 공천위가 친박(친박근혜)계가 지지하는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 이 최고위원을 경선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친박계의 표심이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으로 나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공천위는 경선구도를 3파전으로 확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 전 총리 측이 발끈했다. 김황식 캠프의 이성헌 전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당 경선관리의 무원칙과 무능을 용납할 수 없다”며 “경선의 판 전체를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시켰다”고 반발했다. 오후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당 지도부가 경선관리와 관련된 혼선과 오해에 대해 해명하고 구체적인 재발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며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열어 놨다.

한편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로 공전을 거듭했던 여성 우선공천 지역 선정은 추가 지역 없이 서울 종로·용산·서초구, 부산 중구, 대구 중구, 경기도 과천·이천시 등 7곳만 공천키로 최종 결정됐다. 지역구인 경기 이천이 우선공천 지역에 포함된 유승우 의원은 지역구의 이장·통장 단합대회에 참석하면서 출마가 무산된 남성 후보들이 무섭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