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적합업종이 대기업에 효과”… 업계 부글

입력 2014-03-28 02:47


“최근 미국 뉴욕 한가운데 우리 기업의 빵 브랜드가 문을 열었습니다.”

동반성장위원회가 26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추가 지정 문제와 관련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유장희 위원장이 언급한 말이다. 유 위원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대기업을 보니 놀라운 효과를 봤다”며 “점포를 늘릴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27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사안과 기업의 해외 매장 오픈을 연결짓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일종의 ‘규제’인 적합업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기업들이 그동안 일궈온 해외 진출 성과를 마치 동반위의 업적인 것처럼 묘사했다는 것이다.

제과업은 지난해 3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으며 유 위원장이 지칭한 뉴욕의 빵집은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다. 하지만 파리바게뜨는 이미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첫 매장을 낸 이래 지금까지 미 동·서부에 30여개의 직영점을 운영해 왔고 지난 17일 맨해튼에 70번가점을 오픈했다. 맨해튼에는 기존에도 매장이 2곳 있었다. SPC그룹은 2009년 이후 중국에도 진출하는 등 현재 전 세계에 173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역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훨씬 전인 2004년부터 해외 진출에 나서 현재 133개의 해외 매장을 갖고 있다.

유 위원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제도로 해외 기업들만 혜택을 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외국 이름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라며 “국내 기업임에도 외국 기업으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예로 든 코코이찌방야, 사보텐 등은 실제로 농심과 아워홈 등 국내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자체 브랜드는 아니고 해외 업체와 계약을 맺고 브랜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 이외 또 다른 동반자인 대기업의 기업 환경도 충분히 알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