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타일 하는 학교 만들기’ 藝鄕 전주 맥 잇는다
입력 2014-03-28 02:15
전북 전주 성심여중 1학년 학생 30명은 최근 학교 가사실에서 한지를 재료로 한 바느질을 배웠다. 학생들은 이날 장정희씨의 지도를 받아 바늘꽂이를 만들었다. 학생 몇 명은 태어나서 처음 한지를 만져보고 바늘을 잡고 치수도 재보았다. 이들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1시간씩 배워 8주 뒤엔 한지로 자신의 웃옷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 수업은 ‘한스타일 하는 학교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진행됐다. 이 같은 특별수업은 올해 상반기 성심여중과 기린중(한소리-판소리), 완산중(한글) 등 3개 학교에서 운영된다.
전주시와 전주시평생학습센터가 5년째 운영하는 ‘한스타일 하는 학교 만들기’ 사업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전주시내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한스타일’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전통문화예술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0년 8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62개 학교 7150여명이 이 수업에 참여했다.
올해 수업은 ‘한글’을 바탕으로 한 인성과 기록문화, ‘한소리’를 바탕으로 한 풍류문화, ‘한지’를 바탕으로 한 생활문화 등 3개의 과정으로 펼쳐지고 있다. 학생들은 각자 원하는 1개 과정을 선택해 8주 동안 배운다. 이후 2주간 전북도 무형문화재들과 함께하는 공예체험 시간도 갖는다. 10주 과정이 끝나면 그간의 성과를 뽐내는 통합발표회도 연다. 1∼2년 전에는 ‘한옥’과 ‘한식’ ‘한방’에 대한 수업이 진행됐다. 2011년엔 가족학교도 열렸다.
올해 하반기엔 6개 초등학교와 2개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초등학교에서는 학교별로 30명, 고교에서는 300명씩 참여한다. 대상 학교는 전주교육지원청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다.
이 사업은 천년도시 전주의 특징을 잘 살리고 학생들에게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전주시는 전주를 한국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한스타일’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한식과 한지 등 6개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전주와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을 갖고 있다”며 “대상 학교와 학생 수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