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삼켜버린 필리핀 선교의 꿈 한인 선교사들 눈물의 재기 기도
입력 2014-03-28 02:37
필리핀 빈민가에 세워진 교회가 불의의 화재로 불타버렸다. 교회를 섬기던 한국인 선교사들은 이 지역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마닐라에서 1시간20분 거리에 있는 카비테 지역의 파워월드미션교회는 지난 12일 텅 비어 있었다. 이곳에서 4년 전부터 어린이와 이웃을 섬겨온 신미숙 선교사는 한국에서 온 젊은이들과 함께 마을에서 전도를 하고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전날 교회에서 개최한 전도집회를 꽉 채웠던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노방전도를 하고 있을 때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다. 교회에 불이 났다는 것이다.
서둘러 달려갔지만 바람을 탄 불길이 이미 교회를 붉게 뒤덮고 있었다. 뒤늦게 소방차가 도착해 물을 뿌렸지만 건물은 뼈대만 남았다. 선교팀들은 이 지역의 안식처이자 기도처였던 교회가 잿더미로 변한 모습을 보며 땅에 엎드려 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신 선교사와 선교팀원들은 이미 타버린 짐들을 헤치고 지갑을 열어 다시 전도집회를 준비했다. 이날 밤의 집회는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기도가 이어졌다.
2011년 이 교회 건축을 지원했던 경기도 고양시 세계로교회 정택종 목사는 27일 본보에 이 같은 상황을 알려왔다. 정 목사는 “누전으로 인한 화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인명 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었다”며 “이단이 횡행하던 이 지역에 복음의 깃발을 세웠던 교회가 다시 우뚝 서도록 시멘트 한 포라도 사서 주님께 드리자고 결심한 뒤 매일 밤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010-5255-5272).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