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한국의 문화유산] 서울을 에워싼 성곽유산 한양도성

입력 2014-03-28 02:45


한양도성이 되살아나고 있다. 동대문 한쪽으로 돌성이 늘어서서 옛 모습의 일부가 드러났고, 남산에는 성벽이 동서로 가로질러 펼쳐져 있다. 북한산 줄기는 볼 만하다. 능선을 잇는 성벽이 유려하게 연결되면서 볼 때마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오백년 조선왕조의 도성 안에는 현대도시가 들어섰다. 성벽 안쪽 멀리 보이는 큰 건물과 낮은 집 속에는 과거와 현재가 부딪치며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삶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도성은 문화유산의 정수가 집약된 곳이다. 애석하게도 한양은 일제의 문화 파괴로 원형을 잃었다. 경복궁의 전각들이 뜯겨나갔고, 도성의 긴 성벽을 훼손해서 일부만 남았다. 지금 경복궁을 복원하고 도성을 되살리는 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왕산에서 창의문과 숙정문을 지나 혜화문을 거쳐 낙산에 이르는 성벽은 기초가 잘 남아 위용이 확연히 드러난다.

서울시 신영문 학예연구사는 한양도성의 문화적 가치를 강조한다. “시민들은 인왕산이나 북악산을 보러 산에 가지 한양도성을 보러 가지 않습니다. 가보니 성벽이 거기 있어서 보는 것이지요.” 성벽은 민가나 호텔을 지나가기도 하고 낙산 언덕이나 남산 백범광장에도 있다. 한 해 1000만명이 보며 지나치지만 인지도는 40%에 불과하다. 그래서 18.627㎞의 도성과 관련한 이야기 발굴이 필요하다. 일요일마다 무료 투어(02-2133-2657)를 진행하는 서울시는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최성자(문화재청 문화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