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휘황찬란한 도시 밤하늘에도 위로가 떠있다
입력 2014-03-28 02:23
당신이 사는 달/권대웅(김영사on·1만2000원)
“달은 참 좋은 에너지다. 언제나 따뜻하고 밝고 환하고 둥글다. 그런 달의 기운을 받고 또 나누고 싶었다. 선물하고 싶었다. 조금 외롭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당신의 달을.”(‘작가의 말’ 중에서)
권대웅 시인은 달을 올려다보기만 해도 마음이 진정되는 까닭을 달에 특별한 위로의 정서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달을 쳐다보며 눈물짓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카타르시스로서의 눈물이 그것. 하지만 시인은 이제 휘황찬란한 도시의 인공 빛들에 밀려 희미해지는 달빛이 안타깝기만 하다. 사람들이 포악해지고 우리 삶이 팍팍해진 것도 왠지 달빛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시인은 달의 이야기를 담아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고, 이를 페이스북에 하나씩 올렸다. 사람들은 이 시들을 ‘달시(詩)’라 불렀다. 많은 사람이 달시를 좋아했다. 팍팍하고 건조한 일상에 촉촉한 감정의 울림을 준다 했다. 영국의 ‘페친’인 레이첼 박은 달시를 영어로 번역해 올렸고 번역가 백선희는 불어로 번역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시인은 산문집 출간과 함께 다음 달 4∼6일 서울 인사동 시작갤러리에서 시화전을 연다. 수익금 전액은 달동네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정철훈 문학전문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