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낭만은 없다… 경매 사이트 같은 데이트 시장

입력 2014-03-28 02:23


짝찾기 경제학/폴 오이어(청림출판·1만5000원)

결혼정보회사나 데이트 주선 사이트에 등록한 싱글이라면 그곳에서 낭만적인 만남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겠다. 그런 곳들은 금전이 오가지 않아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물건을 사고팔거나 구인구직 활동을 벌이는 시장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경제학과 교수이자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수석연구원인 저자는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신호 보내기부터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 고르기까지 데이트 시장은 경제 법칙이 지배한다고 주장한다. 2010년 이혼하고 ‘돌아온 싱글’로 데이트 시장에 뛰어든 저자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20년간 다양한 시장을 연구해온 경제학자로서의 이론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그 주장을 뒷받침한다.

데이트 사이트에서 짝을 찾는 사람들의 행동 양상을 탐색이론, 통계적 차별 등 미시경제학의 10가지 핵심 개념으로 분석한다. 동시에 그 개념들이 노동시장, 주택구매, 인터넷 경매 사이트 이베이 등 다른 시장에서도 데이트 사이트에서와 똑같이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트 사이트를 이용할 계획이 있다면 미시경제학의 도움을 받아보시라. 하지만 그런 사이트를 이용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유익하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미시경제의 핵심 이론을 통달할 수 있으므로. 홍지수 옮김.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