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우리집 접시에 중금속이?”… 대형마트 시판 식기서 ‘중금속’ 검출
입력 2014-03-27 13:42
[쿠키 사회]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유리·도자기 소재 식기에서 고농도의 납·카드뮴·비소 등이 검출됐다. 시민환경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품에 함유된 화학물질 자료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을 대형마트에 촉구하고 나섰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는 27일 발표한 ‘장바구니 속 생활용품의 중금속 조사결과’ 보고서에서 2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식기류 13종의 성분 자료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개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식기류 13개 중 7개 제품에서 64∼4만6900ppm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 7개 제품 중 3개는 각각 6099ppm, 1만2400ppm, 4만6900ppm 수준의 높은 농도의 납이 발견됐다. 4개 제품에서는 11∼1578ppm 수준의 카드뮴이, 7개 제품에서는 20∼2102ppm 수준의 비소까지 검출됐다. 조사에 따르면 납성분 함량이 높은 제품은 대부분 카드뮴과 비소의 농도도 높았다.
식기류 안전기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식기에 포함된 중금속의 양이 많아도 음식을 담았을 때 녹아나오는 성분이 식약처의 기준 내라면 판매에 문제가 없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용출실험이 아닌 식기류 재질 등에 함유된 중금속량을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용출 기준과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식기류에 포함된 중금속은 식기류 사용과정에서 음식으로 용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속은 산에 잘 용출되는 특성이 있어 오렌지 주스, 와인, 토마토 등 산 함량이 높은 음식을 납이 함유된 식기류를 사용해 보관하면 유해금속이 음식으로 용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내화, 욕실화 등 16개 생활용품 중 10개 제품에서도 52∼8806ppm의 납이 검출됐다. 욕실화, 인테리어용 시트지 등 3개 제품에서는 유럽연합 기준인 100ppm을 초과하는 카드뮴이 발견됐다.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공동행동’은 같은날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 홀에서 ‘안심마트 만들기’ 캠페인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제품에 함유된 화학물질 자료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을 대형마트 측에 촉구했다.
이들은 “생활용품 속에 화학물질이 사용되지만 정보는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는 안전보다는 디자인을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일반 소비가자 많이 찾는 대형마트의 제품 성분을 조사해 시민의 안전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오정훈 기자 oik416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