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 광주 새 야구장 특혜 논란… 세금도 694억 들여 지었는데 기아車 노조원 지정석이라니

입력 2014-03-27 03:32

광주 새 야구장에 기아자동차 직원들의 지정석이 마련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비와 광주시민들의 세금 등으로 지어진 새 야구장이 특정 기업 직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 특혜라는 것이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내야석에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지정석을 따로 마련하고 입장료를 할인해 주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새 야구장의 전체 좌석 2만2000석 가운데 1루 측 270석, 3루 측 135석 등 내야석 총 405석이 기아차 노조원 지정석으로 마련돼 운영된다. 특히 이곳 지정석은 그라운드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야구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이다. 이와 함께 입장권도 평일과 주말에 관계없이 2000원의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들 좌석의 판매가격은 평일 1만원, 주말에는 1만1000원이다.

지정석 입장권은 경기 1주일 전부터 기아차 광주공장 내 새마을금고에서 따로 판매하게 된다. 경기 3일 전까지 판매가 되지 않을 경우에는 일반 시민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시민 이모(46)씨는 “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지어진 야구장이 특정 기업의 직원들에게 좋은 좌석을 지정해주고 할인혜택까지 주는 것은 특혜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IA 구단의 한 관계자는 “조합원의 복지 차원에서 협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했다”며 “현재 기아차 조합원의 지정석 운영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국비 298억원, 광주시비 396억원, 기아차 300억원 등 총 997억원이 투입돼 지난 8일 개장했다.

광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