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독일 방문] 독일 분단·통일, 동서 냉전의 상징 브란덴부르크문

입력 2014-03-27 02:07 수정 2014-03-27 16:17
박근혜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찾아간 브란덴부르크문(사진)은 독일 통일의 상징적인 장소로 독일 국민들의 환희와 아픔이 담긴 곳이다.

베를린 중심지인 파리저 광장에 있는 브란덴부르크문은 동쪽으로 1.5㎞에 걸쳐 뻗어 있는 ‘보리수나무 아래’라는 뜻을 가진 운터 덴 린덴로와 연결돼 있다.

높이 26m, 가로 65.5m인 브란덴부르크문은 프로이센 제국 당시인 1788∼1791년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로 들어가는 정문인 프로필라이아를 본떠 지어졌다. 이 문 위에 올려진 조각상인 ‘콰드리가’는 승리의 여신을 말 네 마리가 끄는 형상이다. 이 조각상은 프랑스 나폴레옹이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승리해 베를린을 점령한 뒤인 1806년 파리로 가져갔다가 1814년 프로이센에 패하자 돌려준 사연이 있다.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정권 때는 전체주의의 상징이었다. 나치는 당시 운터 덴 린덴로를 따라 열병식을 거행해 나치군의 위용을 과시했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후에는 독일 분단과 동서 냉전의 상징이 됐다. 우리의 판문점처럼 동·서베를린 경계선에 있었던 브란덴부르크문은 허가받은 사람만이 왕래할 수 있었다.

이 문은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역사적인 연설 장소로도 유명하다.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이곳에서 베를린 장벽을 바라보며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게 “이 장벽을 허물어버리시오”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1994년 브란덴부르크문을 통과한 첫 미국 대통령이 된 빌 클린턴은 독일어로 “이제 모든 것은 가능하다. 베를린은 자유다”라는 명연설을 남겼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해 이곳에서 베를린의 정신을 강조한 연설을 남겼다.

한국 대통령들도 독일 방문 시 빠지지 않고 찾았다. 1995년 3월 김영삼 대통령이 브란덴부르크문을 방문한 이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모두 재임 시절 이곳을 다녀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