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4공장 충칭 사실상 확정… 정몽구 회장 “고품질 상용차로 中시장 넓혀야”

입력 2014-03-27 02:13


현대자동차와 중국 충칭시가 현대차의 중국 4공장 입지로 충칭을 우선 고려한다는 내용의 전략합작기본협의서를 체결한다. 현대차의 중국 네 번째 승용차 공장이 충칭에 들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7일 충칭시를 방문해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와 자동차사업 협력 방안을 추진하는 전략합작기본협의서를 체결한다고 현대차가 26일 밝혔다. 현대차가 충칭을 우선 고려하고 충칭시는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다.

충칭 4공장 건설이 최종 확정되려면 중국 중앙정부의 다음 주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승인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협의서 체결을 위해 26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전용기로 출국했다.

현대차의 중국 4공장 건설 배경에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급성장이 있다. 중국 자동차시장 규모는 1988년만 해도 163만대 수준이었지만 해마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09년에는 1350만대가 팔리면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 됐다. 지난해는 승용차만 1800만대 가까이 팔렸다. 2016년에는 승용차 수요가 2000만대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체 간 대량 생산체제 구축이 치열하다. 2016년까지 폭스바겐은 연 423만대, 지엠은 연 380만대의 공급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2016년 중국 4공장이 완공되면 모두 225만대 생산능력을 갖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10%의 안정적인 세계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규 공장 건설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한복판인 충칭을 입지로 택한 이유는 날로 커지는 중국 내륙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석에서다. 충칭은 중국 중서부의 유일한 직할시로 인구가 30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2.3%를 기록해 중국 전체 평균(7.7%)보다 훨씬 높다. 올해 현대차는 108만대, 기아차는 63만대를 중국에서 판매한다는 목표다. 연말에는 2002년 이후 누적 1000만대 판매가 확실시된다.

현대차는 해외 공장 추가 건설로 국내 노사관계에서 이전보다 유리해질 수 있게 됐다. 국내 공장에서 파업이 일어날 경우 생산물량을 해외 공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기업이 국내를 벗어나 해외에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일자리가 줄게 됐다는 비판 여론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이날 중국 쓰촨성 쯔양시에 위치한 쓰촨 현대 상용차 건설 현장을 찾았다. 그는 “중국 중서부 대개발에 따라 상용차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면서 “공장 건설에 만전을 기해 중국 소비자가 만족하는 고품질의 상용차를 생산해 달라”고 당부했다.

쓰촨 상용차 공장은 현대차 최초의 해외 상용차 공장으로 2012년 8월 중국 상용차 업체인 난쥔기차와 합자회사를 통해 지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에 완공된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