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새 일을 행하라
입력 2014-03-27 02:51
이사야 43장 18∼19절
‘너희는 지나간 일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며 옛일을 생각하지 말아라. 내가 이제 새 일을 하려고 한다. 이 일이 이미 드러나고 있는데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내가 광야에 길을 내겠으며사막에 강을 내겠다.’
2014년은 우리 민족이 진정한 근대를 시작하게 해 준 갑오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2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문 19절 말씀이 더욱 남다르게 저희에게 다가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올해 우리를 통하여 ‘새로운 일’을 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런데 많은 교인들과 교회들이 미처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일이란 무엇일까요?
첫째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새 일’은 참된 예수 신앙을 회복하는 일과 예수 목회를 실천하는 일입니다. 사실 그간의 한국교회는 교리적 신앙에 바탕을 둔 양적 성장 중심의 목회가 대세였습니다. 지나치게 단순화된 복음전도의 교리를 바탕으로 삼아 물질적 축복을 강조하는 신앙으로 죽음 이후의 영생과 물질적 풍요, 경쟁에서의 승리를 말하는 ‘예수에 관한 믿음’이었습니다. 이는 믿음으로 포장한 ‘공포의 심리학’ 혹은 욕심의 충족전술이 되기 쉽습니다. 예수의 믿음과 삶과 가르침에 입각한 본래의 복음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참된 예수신앙과 예수목회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세상에 순응하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도록 하십시오”(롬12:2)라는 바울 사도의 가르침을 오늘의 교인들은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합니다.
둘째로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 하시고자 하는 새로운 일은 바로 공동체 회복을 위한 협동적인 신앙운동입니다. 신자유주의 세계 경제가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1대 99의 사회를 만들어 내면서 서민들이 고통당하고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국가도 시장도 이러한 자본주의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진실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민중들은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과제를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너진 삶의 터전의 회복을 위해 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마을만들기 운동, 협동조합 운동, 사회적기업 운동이 시대적 요청과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경제, 삶의 경제를 회복하여 이 시대의 공동체를 제공해야 할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왜냐하면 사도행전에서 보듯이 삶과 신앙의 협동공동체를 시작한 곳이 바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행해야 할 새 일의 가장 밑바탕이 되는 터전은 복음의 기쁨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기쁨’이라는 그의 권고문을 통하여 복음 본연의 참신함을 되찾자고 초대하고, 새로운 길과 창조적인 방법을 모색하여 예수님을 우리의 진부한 도식 안에 가두지 말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세상을 거슬러 새롭게 되는 신앙, 무너진 삶을 되살리는 공동체의 터전이 되는 신앙, 복음의 기쁨을 회복하는 신앙으로 부르십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의 새 일을 행하기 위해 성령으로 충만한 복음 선포자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영철 목사 (생명평화마당 실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