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밖에 없는 평범한 캐릭터? 캡틴, 너 다시 봤다… 한국서 첫 개봉한 영화 ‘캡틴 아메리카’

입력 2014-03-27 02:40


영화 ‘어벤져스’(2012)에 등장한 슈퍼 히어로 중 캡틴 아메리카는 가장 평범해 보이는 캐릭터였다. 그에겐 아이언맨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슈트도, 최첨단 무기도 없었다. 괴력을 발휘하는 헐크, 신(神)의 신분을 지닌 토르에 비하면 초라하게 보일 정도였다. 만약 대중이 ‘어벤져스’ 군단에서 ‘캡틴’을 뽑는 투표를 벌인다면 캡틴 아메리카는 가장 적은 지지를 받을 만한 캐릭터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다면 많은 관객은 캡틴 아메리카를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바로 전 세계 최초로 26일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감독 조 루소·앤서니 루소)다.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퍼스터 어벤져’(2011)에 이은 두 번째 작품. ‘어벤져스’ 등 전작들이 그러했듯 크리스 에번스가 캡틴 아메리카 역을, 스칼릿 조핸슨이 그의 동료 블랙 위도우 역을 맡았다.

영화는 액션 블록버스터이기 이전에 정치 스릴러로 느껴질 만큼 지구 방위 기구 ‘쉴드’를 둘러싼 정치적 음모를 비중 있게 다룬다. 이야기는 ‘쉴드’ 구성원 중 상당수가 나치에서 뻗어 나온 조직 ‘히드라’의 조직원이었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지구 평화를 위해 만들어진 ‘쉴드’가 되레 지구를 파괴하게 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캡틴 아메리카는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기 힘들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캡틴 아메리카마저도 ‘쉴드’의 배신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훌륭한 조력자였던 ‘쉴드’의 닉 퓨리(사무엘 L. 잭슨) 국장마저 숨지면서 그는 사면초가에 빠진다. 캡틴 아메리카는 블랙 위도우,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인 군인 출신 캐릭터 팔콘(앤서니 마키)과 ‘히드라’를 상대로 일대 결전을 시작한다. 과연 캡틴 아메리카는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역시 긴박감 넘치는 액션 장면이다. 손에 땀을 쥐는 자동차 추격신, 엄청난 스케일의 폭파 장면 등 할리우드 영화 특유의 볼거리가 상영시간(136분) 내내 이어진다.

캡틴 아메리카의 격투 실력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가진 건 충격을 흡수하는 방패 하나가 전부지만 그는 곡예에 가까운 격투 장면을 보여준다. ‘방어용’으로 주로 활용된 방패는 이번 작품에선 상대를 찍어버리는 도구, 날아가 적을 가격하는 무기 등으로 사용된다.

영화에선 캡틴 아메리카의 ‘정신’을 세 가지로 규정한다. 명예, 용기, 희생. 많은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이런 정신을 가진 ‘캡틴’의 진면목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30일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서 ‘어벤져스’ 속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로케이션까지 예정돼 있으니 한국 관객 입장에선 이번 영화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겠다. 15세가.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