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 암송·글씨 공부… ‘성경따라쓰기 노트’ 인기
입력 2014-03-27 03:23
잠언이나 시편 등 성경말씀을 그대로 따라 쓰는 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노트는 흐리게 인쇄된 글자 위에 연필 등 필기구로 덧대 쓰면서 한글이나 영어 글자를 배우도록 만든 공책과 비슷하다.
말씀 따라 쓰기 노트가 출시된 것은 2003년부터다. 아가페출판사에서 110쪽 분량의 ‘온 가족이 함께하는 잠언 따라 쓰기’를 내놓았는데 최근 매달 3000권이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이 싼데다 주일학교 교육활동이나 어린이가 있는 가정의 심방용으로 활용되면서 시편, 요한복음, 요절말씀 쓰기 등 5개 시리즈가 출시됐다. 이어 국제윙윙출판사, 에벤에셀, 기민사 등에서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엔 예화나 단어 뜻풀이 등이 삽입돼 큐티까지 가능한 제품도 나오고 있다.
곽성종 아가페출판사 전무이사는 “성경을 따라 쓰면 말씀의 의미를 더 깊이 새길 수 있으며, 눈으로 읽을 때와 또 다른 감동이 느껴진다”면서 “글씨체를 바로잡거나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 심방을 가거나 초신자용 선물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들이 사용하면 요절 암송은 물론 빠른 한글 습득에도 효과가 크다고 평가한다. 7세 자녀를 둔 김은영(34·여)씨는 “아이가 한글을 처음 배울 때 성경을 사용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면서 “아이가 평소 접했던 말씀을 직접 쓰면서 한글 습득 속도가 무척 빨라지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곽선주(40·여)씨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함께 말씀 따라 쓰기를 하고 있는데 오히려 내가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부모가 컴퓨터에 길들어진 자녀들과 함께 직접 말씀 따라 쓰기를 한다면 국어공부는 물론 신앙전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영진 전 대한성서공회 총무는 “하나님의 말씀은 읽을 때나 들을 때보다 쓸 때 더 강한 영적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20여년 전부터 활성화된 성경필사 운동이 성경 따라 쓰기라는 신앙전수 형태로 정착되고 있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