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제이미 시어 나토 신안보위협실 사무부총장 “NATO에서 美 역할 강화돼야”

입력 2014-03-26 03:26


“우크라이나 사태로 그간 축소돼왔던 유럽에서의 미국 역할이 재조명돼야 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신안보위협실 제이미 시어(61·사진) 사무부총장은 2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미국의 역할이 확대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어 사무부총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6일 취임 후 처음으로 나토 본부를 방문하면 나토 수뇌부와 함께 나토에서의 미국 역할 강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어 사무부총장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유럽에서 장갑차 등과 같은 무기들을 철수시켰다. 유럽 내 배치했던 미군 전투기도 절반 이상 줄였다. 유럽 내 미군 기지도 상당부분 폐쇄하고 현재 4개의 주요 기지만 남아 있다. 미군 병력도 대부분 철수했으며 1년에 한 번 정도 나토 회원국 병력으로 구성된 나토군 훈련을 위한 교관들만 파견할 예정이다. 그는 “이런 상황은 재검토돼야 한다”며 “상주 전력 규모와 공군전투비행전단을 늘리고 중장비로 무장한 전투부대를 파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시어 사무부총장은 러시아가 크림자치공화국을 합병한 것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순한 하나의 사건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신냉전시대로 회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초전이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냉전시기로의 회귀’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나토가 과거 회원국에 대한 공격이나 위협에 대해 집단안보 개념을 적용해 대응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영토 문제’라는 전통적인 의미의 안보 사안이 다시 제기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투입됐던 나토의 조기경보기를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지역에 투입했으며 미국 전투기들도 발틱 지역에서 정찰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어 사무부총장은 또 집단안보 강화를 위해 유럽 국가들의 통합방위체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나토는 그간 회원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때 공동 대응하는 집단안보에서 발칸반도 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응하는 ‘위기관리임무’와 테러와 사이버 위협, 환경문제 등을 공동으로 대처해가는 ‘협력안보’에 중점을 둬왔다. 특히 독일 통일과 구소련 붕괴 이후 유럽에서의 분쟁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보고 유럽에서의 위협에 대응하는 집단안보의 비중을 낮췄다.

시어 사무부총장은 “한국과 나토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훌륭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왔다”며 사이버테러와 해양안보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한국의 협조를 당부했다.

브뤼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