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심상찮은 ‘무공천’ 충돌 수위… 창당 당일부터 내전?

입력 2014-03-26 04:01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창당과 동시에 ‘기초선거 무공천’을 둘러싼 내전에 빠져들 전망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25일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내세우며 무공천 입장을 재확인했다. 무공천을 고리로 통합을 이뤄낸 ‘김한길·안철수’ 체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김·안 두 신당 공동대표의 임기는 1년으로 정해졌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은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단독 회동을 갖고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대선 후 처음 만난 문재인·안철수=문 의원과 안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을 하루 앞둔 이날 전격 회동했다. 지난 대선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놓고 경쟁했던 두 사람이 대선 이후 배석자 없이 단독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회동은 안 의원의 제안을 문 의원이 수락해 오후 늦게 시내 모처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초선거 무공천 문제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격 회동은 두 사람이 껄끄러운 관계를 풀지 못한 채 합당이 이뤄질 경우 양측 모두 적지 않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 의원은 앞서 여의도 신동해 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어렵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민들께 인정받을 수 있다”며 “(무공천이) 얼마나 어려운 선택인지 이번 과정을 겪으면서 모든 분들이 아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공천 고수 방침을 못 박은 것이다.

◇무공천…창당 전에는 일등공신, 창당 후에는 충돌 근원=그러나 당내 충돌 수위는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노웅래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약속을 지킨다고 해서 한 기초공천 폐지를 이제 통합됐으니 돌아가자고 한다. 새 정치는 어디 가고 네다바이(사기)만 나부낀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지금 와서 다시 뒤집는다면 국민들로부터 쓰레기 취급을 당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공천을 하지 않으면 공멸할 위기가 초래된다”며 무공천 재고를 주장했다. 특히 무공천 재검토 문제는 ‘김한길·안철수’ 지도부와 친노무현계의 대결로 비화될 수 있어 폭발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26일 중앙당 창당대회 현장에서는 무공천에 반대하는 당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새정치연합 37일 만에 해산… 윤여준 “쉬겠다”=민주당은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고,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은 37일 만에 만장일치로 해산을 결의했다. 새정치연합 윤여준 의장은 기자들이 창당 과정에 대해 묻자 “환상적이었다”고 짧게 답한 뒤 “(당분간) 쉬어야겠다”고 말했다.

신당 추진단 산하 당헌당규분과의 이상민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창당 직후 1년간은 임시지도체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김·안 공동대표가 최고위원을 동수로 추천해 임명하기로 했다. 내년 3월 전당대회 이후 정식 출범하는 최고위원회의는 최대 25명으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엄기영 정건희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