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의나루] 정몽준, 김무성에 “도와달라”
입력 2014-03-26 02:41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새누리당 정몽준(왼쪽) 의원이 같은 당 중진 김무성(오른쪽)의원에게 “도와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지난 24일 오후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따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김 의원이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 소문을 듣고 마음이 불안해 2∼3일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 의원은 “소문이 사실이냐”고 물었고, 김 의원은 “나는 서울시장 선거에 관한 한 엄정중립”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정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서 나를 좀 도와 달라”고 요청하자 김 의원은 “부산이 지역구인데 서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며 정중히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뒤 느낀 소회 등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고 김 의원은 주로 정 의원의 얘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2010∼2011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할 때 총리가 김황식 예비후보였다”며 “최근 ‘그때 겪어보니 괜찮은 사람’이라고 언급한 것이 지지한다는 쪽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 의사를 이미 공개적으로 피력한 김 의원으로서는 당내 경선에서 특정 후보를 편들기가 부담스런 상황이다.
정 의원 측은 “두 분이 워낙 친해 평소에도 국회 의원회관이나 외부 장소에서 자주 만난다”고 했다. 둘은 1951년생으로 동갑이다. 또 정 의원의 형수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 의원 누나(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의 딸이어서 사돈 관계이기도 하다.
정 의원은 김 의원과 헤어진 뒤 선거캠프 직원 40여명과 회식을 ‘세게’ 했다고 한다. 식사자리에 함께했던 캠프 관계자는 “정 의원이 ‘선거 준비를 해보니까 내가 제일 잘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여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여의도에서 시청으로”라는 건배사로 분위기를 띄웠다는 후문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