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고신 40개 교회 ‘암환우복지선교회’ 창립

입력 2014-03-26 03:34


서울 남서울세계로교회(예장고신) 김종찬(53) 목사는 2011년 1월 복부에 통증이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가 위암 3기 판정을 받았다. 교회 개척 직후 설립예배를 앞두고 있을 때다. 위 대부분을 잘라내고, 일곱차례 항암치료를 받은 탓에 몸무게는 20㎏ 넘게 줄었다.

암은 다행히 다른 곳으로 전이 되지 않았다. 치료는 끝났지만 김 목사는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 강남구 일원로 삼성병원 암병동을 찾아 환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는 “살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암을 겪었다는 것에 환자들은 강한 공감대를 느꼈다. 김 목사는 매달 30∼40명의 암 환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격려하는 등의 사역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김 목사의 아내 백종선 사모가 유방암에 걸렸다. 목사에 이어 사모까지 암에 걸렸다는 소식에 교인들은 하나 둘 떠났다. 더 이상 사역을 할 수도 없었다.

김 목사에게 손을 내민 것은 동료 목회자들이었다. 후원을 요청하러 찾아간 자리에서 김 목사의 이야기를 들은 서울 압구정교회 노은환 목사는 암 환자를 위한 사역을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제안했다. 김 목사는 기도 끝에 암환우복지선교회를 만들기로 결심했고, 지난 1월부터 동역자를 찾아 나섰다. 두 달 사이에 예장고신 수도권 9개 노회(남서울, 경기 등)의 40여 교회 목회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서울 강남일교회 낙현교회 영신교회 압구정교회 평신도 150여명은 자원봉사자로 동참키로 했다.

암환우복지선교회는 2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압구정교회에서 창립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분당샘물교회 최문식 목사는 “암 환우를 돌보는 것은 소외된 이웃을 섬기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귀한 기회”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