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젊은 감각… 데뷔 25주년 맞은 이승환,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 발매
입력 2014-03-26 02:39
기자들, 특히 연예 분야에 종사하는 기자들은 인터뷰이(interviewee) 이름 앞에 종종 최상급의 수식어를 붙이곤 한다. ‘라이브의 황제’ ‘발라드의 황태자’ ‘최고의 디바’…. 이런 수식어를 사용하는 건 기사의 가치를 과장해 독자에게 그럴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혹은 자극적인 수식어로 기사의 가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가수 이승환(49)에겐 어떤 수식어가 어울릴까.
많은 기사에서 그를 언급할 때 활용되는 문구는 ‘라이브의 황제’다. 1989년 데뷔 때부터 공연을 중심으로 입지를 다져온 그의 이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수식어로는 이승환을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많다. ‘라이브의 황제’엔 집착에 가까운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묻어나지 않는다. 26일 발매되는 이승환의 정규 11집 ‘폴 투 플라이(FALL TO FLY)’ 역시 그의 전작들이 그러하듯 역작으로 불릴 만한 작품이다. 그는 양질의 사운드를 구현해내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녹음을 진행했으며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레코딩에 참여시켰다. 3년간 진행된 녹음엔 3억8000만원이 들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한 카페에서 만난 이승환은 이같이 말했다.
“완성도가 높은 음반이에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드는 앨범, 후회가 별로 남지 않는 앨범…. 그런 음반이 11집이에요. 만약 이번 음반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제가 음악을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 기대가 많이 됩니다.”
음반엔 총 10곡이 담긴다. 전작들에선 거친 록 음악을 앨범에 많이 담기도 했지만 11집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대중성 강한 곡으로 채웠다”는 게 이승환의 설명이다. 음반엔 가수 이소은, 래퍼 MC메타, 배우 이보영 등 다양한 인물들이 목소리를 보탰다. 특히 도종환 시인이 작사를 맡은 곡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며 불렀다고 한다.
“이 노래 때문에 정치적인 공격을 받는다면 우리 사회는 정말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생각이 들 거 같아요.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선 누구나 노래할 수 있잖아요?”
이승환은 “여전히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추진력과 창의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데뷔 25주년을 맞았지만 특별한 소감도 없어요. 저는 언제나 현역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 꿈은 언제나 이거 하나예요. 아무도 하지 않는 뭔가를 하는 사람.”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