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깊은 울림… 이선희, 5년 만에 정규 15집 ‘세렌디피티’ 들고 팬 곁으로
입력 2014-03-26 03:09
커다란 안경을 쓴 단발머리 소녀는 30년간 멈추지 않고 성장한 듯하다. 5년 만에 돌아온 무대. 넓은 홀을 단출한 밴드 사운드와 목소리 하나로 장악한 그에게 ‘작은 거인’을 넘어 ‘여왕의 귀환’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가수 이선희(50)가 25일 정규 15집 앨범 ‘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발표하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우연처럼 들어선 가수의 길, 30년간의 내공을 담은 자서전 격의 곡들을 담아 다시 한번 이선희의 힘을 보일 채비다. ‘세렌디피티’는 우연을 통해 운명을 만난다는 뜻.
이선희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힘있는 가창력이 돋보이는 첫 라이브 무대를 선사했다. 인터뷰 때는 다시 소녀로 돌아갔다. “노래한 지 30년이 됐다고 이렇게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셨어요. 데뷔한 후 처음으로 ‘누려본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선희는 1984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J에게’로 1위를 한 뒤 ‘나 항상 그대를’(1988) ‘라일락이 질 때’(1996) ‘인연’(2005) 등으로 꾸준히 가수 활동을 이어왔다.
앨범은 새로운 시도로 가득 차있다. 타이틀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는 조PD의 ‘친구여’를 작곡한 박근태와 아이유 등과 작업한 작사가 김이나의 작품. 전설의 깊이 위에 전 세대를 아우를만한 공감을 덧입히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 서로를 만나/ 사랑하고 다시 멀어지고/…/ 우리 사랑 운명이었다면/ 내가 너의 기적이었다면.’
모든 것이었던 사람과의 사랑이 끝났을 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돼 버렸다는 아련한 마음을 담은 가사와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중반부로 흐를수록 30년간 지켜온 시원스런 고음이 돋보인다.
앨범은 이선희와 미스케이가 공동 프로듀싱을 했고, 가수 고찬용, 선우정아, 에피톤 프로젝트와 작곡가 이단옆차기 등이 참여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수록된 11곡 중 자작곡 9곡이 포함됐고 작사에도 7곡 참여했다.
이선희는 “내가 곡을 쓰는 이유는 내 모습을 가장 잘 알고 앨범을 통해 나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보컬리스트라 불리는 것도 맘에 든다”고 말했다.
이선희는 오는 18∼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 ‘노래하는 이선희’를 열고 활동을 이어간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