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그릇’ 中 공무원 인기 시들
입력 2014-03-26 02:34
중국에서 특권을 누리던 공무원의 인기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
중국신문망은 현재 베이징, 상하이, 톈진, 광둥, 저장, 장쑤 등 각 성 및 직할시에서 지방공무원 선발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예년에 비해 지원자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중국 사회에 불고 있는 반부패 움직임 때문에 공무원만의 매력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시는 올해 지난해보다 겨우 221명이 줄어든 3452명을 임용할 예정인데 응시생은 1만7000명 가까이 감소한 5만104명으로 집계됐다. 상하이시도 올해 신규 임용 규모가 4476명으로 지난해보다 229명 줄였는데 지원자 수는 9000여명이나 감소했다. 저장성은 지원자 수가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 최근 4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무원 인기의 급락 원인은 최근 들어 국가의 공무원 관리가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사회건설연구실 중쥔 주임은 “우선 새 정부의 조직 간소화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특히 지도부가 부정부패와 허례허식 척결을 위해 ‘중앙 8항 규정’을 발표한 이후 월급 이외의 부수입과 특권적 복지 혜택이 감소하자 ‘공무원은 할 게 못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행정학원 사회문화학부 마칭위 부주임은 인기 하락 현상이 추세로 굳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누려온 특권이 사라지고 반부패 활동이 강화되면서 정식 급여 수준이 낮은 공무원 직업은 인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공무원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신문망은 전문가들을 인용, “공무원의 특권을 없애고 능력에 따라 승진과 진입·퇴출이 용이한 인사제도를 확립해 ‘철밥그릇’을 ‘사기밥그릇’으로 바꿔야 한다”며 “그래야 공무원에 대한 직업 숭배 현상도 없어지고 사회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