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홍보맨 허우범씨, 발로 쓴 '실크로드' 출간

입력 2014-03-25 17:43

[쿠키 사회] “역사와 문명을 만든 위대한 길 ‘실크로드’를 아시나요.”

인하대 홍보맨으로 유명한 허우범씨가 25일 543쪽 분량의 ‘실크로드’(책문)를 펴냈다.

허씨는 2004년 중앙아시아 한복판에서 실크로드를 처음 만난 뒤,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실크로드 현장을 누비며 글을 써왔다. 그의 실크로드는 한마디로 ‘눈’과 ‘발’과 ‘땀’이 만들어낸 10년의 길이다.

그는 이 실크로드에서 1300여년 전 실크로드 답사자로 나섰던 현자처럼 우리 시대의 실크로드를 그려내기 위해 30여 차례에 걸쳐 실크로드 곳곳을 누볐다.

허씨가 안내하는 실크로드는 경제를 움직이는 길이요, 종교·학문·예술이 뒤섞이면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중심지다. 허씨는 이 실크로드의 현장에서 흉노 왕 선우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한나라 황후, 중국의 역사를 뒤바꾼 실크로드의 외래종교 이야기, 21세기 중화제국 건설을 꿈꾸는 현대 중국의 숨겨진 의도까지 가감없이 전한다.

‘실크로드’는 친근하면서도 낯선 단어다. 교과서에서 무수히 접하긴 하지만,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깝고도 먼 곳이 바로 실크로드다. 하지만 이 실크로드를 10년 동안 발로 뛰고 누비며 서안에서 로마까지 실크로드의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온 사람이 바로 그다. 앞서 허씨는 ‘삼국지’에 미쳐 ‘삼국지 기행’을 썼다.

지금까지 실크로드 책은 연구의 성과를 논문이나 학술서로 담아내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내용이 어렵기도 했지만, 현장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글과 사진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이 책은 철저하게 길에서 시작해 길에서 끝난다. 실크로드가 바로 문명과 역사가 소통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 길에서 동서양 문명이 만나고 제국이 역사를 만들어가며, 이 길을 따라 사람들의 소통이 이뤄진다. 그리고 사막과 초원, 만리장성과 유목민족이 만나던 바로 이 길에서 허씨와의 소통도 이루어진다.

허씨는 실크로드가 처음 열렸던 시점으로 돌아가 영웅호걸들과 촌부들이 이 길을 따라 희로애락을 엮어내는 모습을 보여 준다. 바로 이 길을 따라 당나라 최고의 국제무역 중심지인 서시가 서역상인들과 함께 풍요를 누렸고, 이 길을 지배했던 당 현종은 양귀비 때문에 비극적으로 몰락하기도 했다.

이 책은 실크로드가 낳은 이런 역사의 명장면들과 그들의 삶이 한껏 배어 있는 유적지들을 수백 장의 현장 사진과 수십 장의 지도와 함께 풀어냈다.

저자는 “이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의 작은 발걸음이 만들어낸 실크로드가 역사와 문명을 어떻게 바꿔나갔는지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