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기적' 실종자 가족 오열, 미군 블랙박스 탐지장비 현지로
입력 2014-03-25 04:08
“내 아들, 내 아들”
지난 8일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370이 남인도양에 추락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는 나지브 라자크 말레이시아 총리의 발표가 나오자 중국 베이징의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여기저기서 오열이 터져 나왔다. 한 가닥 희망을 붙잡고 살아 돌아오기를 17일 동안 애타게 기다렸지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가족들은 무릎을 꿇고 울 수밖에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라자크 총리의 발표 직전 말레이시아항공 측의 연락을 받고 공항 근처 호텔에 모여 있었다. 항공사 측은 라자크 총리의 발표와는 별도로 가족들에게 “MH370이 실종됐고, 어떠한 생존자도 없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다는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추락 지점이 확인되면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이미 실종기 잔해 위치를 찾게 될 때를 대비해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 위치 탐사 장치인 ‘토우드 핑어 로케이터(TPL)’를 수색 현장에 보냈다. 크리스 버드 사령관은 “블랙박스에서 소리를 내도록 하는 장치의 배터리 수명이 제한된 만큼 수색지역 인근에 장비와 전문 인력을 미리 배치해 잔해가 발견됐을 때 가능한 한 빨리 대응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버드 사령관은 블랙박스 위치 탐사장치가 매우 정교해 6100븖 수심 속의 블랙박스 소리도 감지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 CNN 방송은 조사당국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 군 레이더 기록을 조사한 결과 실종기가 남중국해 상공에서 말라카해협 쪽으로 갑자기 항로를 바꾼 뒤 고도를 1만2000피트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갑자기 항로 변경을 하려면 2분이 걸리고 기장이나 부기장이 긴급 신호를 보낼 수 있었는데도 그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의도적인 항로 변경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항로를 바꾼 뒤 실종기가 날아간 지역이 항공기가 많이 다니는 곳이라 실종기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낮은 고도로 비행한 것 같다”고 했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