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사건 증거위조 수사] 중환자실 권씨 상태는… “위중한 상태, 의식불명 지속”

입력 2014-03-25 03:54

서울아산병원은 24일 오후 6시쯤 브리핑을 갖고 자살을 기도한 국가정보원 권모(52) 과장이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위중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병원에 실려 왔을 때보다 몸 상태는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유승목 교수는 “23%나 되던 일산화탄소 혈중농도가 지금은 정상 수준인 1.5%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심정지로 인한 뇌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몸의 체온을 32∼34도로 떨어뜨리는 저체온 치료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권 과장은 이후 정상 체온을 회복한 상태다. 유 교수는 “22일 처음 병원에 왔을 때 심장 상태가 매우 안 좋았고 장기도 많이 손상돼 있었지만 고농도 산소 치료와 연탄가스 중독 치료를 병행해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가 스스로 호흡하기 어려워 산소마스크를 쓰고 기계로 호흡하고 있다”며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언제쯤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안심할 상태가 아니다”며 확답을 피했다.

권 과장이 치료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서관 1층 중환자실은 외부인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병원 측은 중환자실 바로 옆 출입문을 차단하고 ‘접근금지’ 띠를 둘러 일반인의 접근을 막았다. 중환자실 안에서도 국정원 직원들이 권 과장과 외부인의 접촉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중환자실에 있는 다른 환자의 보호자 B씨는 “중환자실에서 권 과장 주변은 경계가 삼엄하다”며 “다른 환자나 보호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문이 닫혀 있다”고 말했다.

중환자실 주변에는 병원 보안요원 10여명이 곳곳에 배치됐다. 이들은 취재진에게 “아무것도 묻지 말라”며 고개를 돌렸다. 중환자실 입구 유리문에는 ‘환자의 안정을 위해 정숙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이 붙고 큰 가림막이 설치돼 내부를 볼 수 없다. 오전에는 권씨 가족들이 한 차례 면회를 했다. 권 과장은 두 딸과 아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정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