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교육사업 통해 민족 뿌리찾기 운동 ‘김울산 여사’ 재조명 사업 펼친다
입력 2014-03-18 17:42
대구시교육청은 일제강점기 교육사업을 통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려한 김울산(1858∼1944년·사진) 여사를 재조명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김 여사는 1926년 사립 명신여학교를 인수해 교명을 광복의 염원을 담은 ‘복명(復明)’으로 바꾸어 개교했다. 이는 대구에서 여성이 설립한 최초의 초등학교였다. 당시 김 여사는 학교를 짓기 위해 8만원을 기부했으며, 학교운영비로 20년 동안 매년 3000원을 기부했다. 또 복명학교 재원 마련을 위해 대구 달성군 현풍면의 토지 300두락(1두락 660∼990㎡)을 기부하는 등 20만원 상당을 기부하기도 했다. 현재의 가치로 계산하면 200억∼250억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대구 최초 초등학교인 희도학교(현 종로초등학교)에 1000원을 기부했고, 홍수로 주민들이 재난을 당하자 사재로 둑을 쌓아 이재민을 구제했다. 흉년이 든 해에는 쌀 2000석을 내놓기도 했다.
조선말기(1858년) 통정대부(정3품) 김철보의 두 딸 중 장녀로 울산에서 태어난 김 여사는 16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19세 때 남편과 사별한 뒤 관기(예명 향이)가 돼 정미소와 술집을 경영하면서 상당한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구 북구 금호강변에 있는 김 여사의 묘소는 훼손된 상태로 비석만 남아있고, 복명초등학교에도 김 여사의 흉상 하나만 있을 뿐이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다음 달 김 여사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학술 세미나를 시작으로 교육 공로자 기념사업회를 구성해 ‘김울산 상’ 제정, ‘김울산 길’ 지정 등 각종 기념사업을 추진한다. 또 김 여사의 전기·평전을 발간해 학생들의 교육용 자료로 활용하고 묘소와 비석 일대를 정비해 그 주변을 공원화할 계획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