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술 무장 토종 가전 ‘가전韓流’ 이끈다

입력 2014-03-25 02:25

혁신과 기술로 무장한 우리나라 토종 가전 브랜드들의 해외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중견업체들도 잇달아 세계로 진출, 최대 수출국 미국과 더불어 유럽, 중동 지역까지 판매시장을 확대하며 ‘가전한류’를 이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2013년 수출입 동향 및 2014년 수출입 전망’을 통해 지난해 가전제품 수출증가율이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서도 ‘가정용 전기기기’ 품목의 수출액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전년 대비 70%와 47%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등 우리나라 가전제품의 수출량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UHD TV, 에어컨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수위를 다투는 대기업 외에 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들의 활약에도 주목할 만하다. 2011년 기준 국내 가전업체 2736곳 중 99.4%가 300명 이하 중소기업으로 이뤄져 있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열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일부 우려 속에서도 이들은 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우리나라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례로 침구청소기 ‘레이캅’으로 2012년 일본에 진출한 부강샘스는 현지법인 설립 2년 만에 1400여곳 주요 가전매장에 입점하는 데 성공했고, 국내 가전업체 최초로 유력 시사주간지 ‘닛케이 트렌디’ 선정 ‘2013년 히트상품 베스트30’에서 8위에 오르기도 했다.

동양매직은 이란과 이집트에서 식기세척기 점유율을 각각 34%, 25% 차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2009년 3000대에 불과하던 디스펜서 판매량도 폭발적으로 성장, 지난해 8만대의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동부대우전자 역시 지난해 매출 1조9000억원 중 해외 비중이 80%에 달할 만큼 수출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과 체코에서의 전자레인지 시장점유율이 각각 15%, 12.7%로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영국 캠핑트레일러용 전자레인지 시장을 85% 점유하는 등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하고 있다. 중남미지역인 베네수엘라·칠레·페루에서도 전자레인지, 세탁기, 양문형냉장고 등의 가전제품 시장점유율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전시장은 규모가 작고 소비자들의 성향이 까다로워 중소·중견기업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지만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을 만큼 내공을 쌓은 업체들은 외국의 어떤 브랜드들과 경쟁해도 기술력, 품질에서 밀리지 않는다”며 “정부의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진다면 중소가전업체들의 활약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민우 쿠키뉴스 기자 smw@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