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 친해지기… ‘BACKPACKING(백패킹)’
입력 2014-03-25 02:12
나(이승태·46)는 등산 마니아다. 10여 년 전부터 틈만 나면 배낭을 메고 전국의 명산을 찾아 다녔다. 나는 산행의 절반을 캠핑과 함께 한다. 되도록이면 당일치기 일정으로 산행을 끝내지만 코스가 길 경우에는 국립공원이나 자연휴양림에서 운영하는 야영장을 이용한 후 산행을 즐긴다. 캠핑장비 일체를 짊어지고 며칠에 걸쳐 트레킹을 하는 나의 이런 산행 방식을 가리켜 흔히 백패킹(Backpacking)이라고 한다.
산행을 하면서 야영을 할 경우 나는 100ℓ들이 그레고리(Gregory) 배낭을 이용한다. 그 안에 텐트와 식기도구, 며칠 간 먹을 식량을 넣는다. 이렇게 짐을 꾸리면 무게가 10∼20㎏ 정도 된다. 다소 무겁지만 이 정도면 하루 10㎞쯤은 너끈히 걸을 수 있다.
◇백패킹은 자연과 더 친해지기= 백패킹은 확실히 힘들다. 벌레를 쫓고 따가운 햇볕을 피해 다니며 갈증을 참아야 한다. 또 비를 피하고 바람을 막으며 젖은 몸을 말리는 등 온갖 성가신 일을 견뎌내야 한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나무나 구름을 보고 바람을 느끼거나 풀꽃이 널린 들판에 누워 별바다 아래서 잠드는 일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전한다. 이처럼 나무와 바위, 풀꽃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자연과 하나 되는 느낌을 갖는 일은 나에게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제공함과 동시에 삶의 활력소가 된다.
◇짐은 간소하게= 나는 간소한 차림의 백패킹을 선호한다. 이렇게 해야 자연의 아름다움과 혹독함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자연과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배낭에 들어가는 장비의 가짓수를 최대한 줄이고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애쓴다.
나는 먼저 대상지의 지형과 날씨가 어떤지 조사한다. 그 다음 나의 능력과 안전 사이의 균형을 꼼꼼하게 따져 본 뒤 실질적으로 필요한 장비를 챙긴다. 쾌적함을 위한 장비는 빼놓더라도 안전을 위한 장비는 반드시 가져간다.
◇흔적은 지우자= 백패킹은 그 어떤 야외 활동보다 친환경적이다. 국내외 백패커들 대부분은 트레킹을 할 때 자연과의 밀접한 관계를 원한다. 따라서 의식적으로 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나 역시 나름대로 머문 흔적을 최대한 지우기 위해 신경을 쓴다. 야영 후 철수하기 전에는 주변 환경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 놓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온다.
◇백패킹은 자유다= 백패킹을 통하면 모든 대상지는 나만의 자유로운 공간이 된다. 집을 떠난 이후 자신이 모든 일정을 결정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 또한 스스로 해결하면서 목적지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자유로움은 곧 자연과의 유대와 융화로 발전한다. 마침내는 오솔길의 풀 한 포기와도 대화를 하게 되고 자신이 세상 모든 것과 융화될 수 있다는 느낌이 마음 깊은 곳에서 용솟음칠 것이다. 백패킹은 곧 자유다!
글=윤성중 기자, 사진=신민우 기자 sj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