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우 목사의 시편] 위대한 리더를 넘어 영적인 리더로
입력 2014-03-25 02:31
출애굽기에 보면 이스라엘 민족은 약 5년간의 전쟁 끝에 가나안에 입성한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에서 안식을 얻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정착 생활 초기부터 몇 가지 분열의 조짐이 보였다. 전쟁에 대한 각 지파의 헌신도가 달랐다. 목숨을 걸고 싸운 지파가 있었지만 일곱 지파는 미온적이었다. 전리품을 나누는 과정에서 큰 공을 세운 지파들은 불만을 가지게 된 것이다. 급기야 제단으로 인한 갈등까지 생겨났다. 요단 서쪽에 자리 잡은 세 지파가 제단을 쌓게 되자 나머지 지파들이 강력하게 반발한 것이었다. 이스라엘의 문화와 역사를 보면 제단의 위치는 생명을 불사하고 싸울 수 있는 일이었다. 제단 하나라고 생각하고 쉽게 넘길 일이 아니다.
갈등과 분쟁이 없는 공동체는 없을 것이다. 갈등이 길어지면 양측은 자신들만의 패러독스에 갇혀 빠져나오기 어려워진다. 이때 필요한 것은 탁월한 리더십이다. 갈등과 분쟁을 잘 해결하면 공동체는 견고해 지고 리더십은 신뢰를 얻게 된다. 여호수아는 각 지파의 공로가 다르지만 전리품을 나누게 함으로써 공동체성을 확보했다. 칭기즈칸도 전리품은 개인적으로 취하지 못하게 함으로 군인들의 갈등을 미연에 막았다. 백성의 수가 많아 넓은 땅을 요구하는 몇 지파의 정당한 요구는 들어 주었다. 제단을 쌓는 것에 대한 오해를 받은 측은 적극적인 해명을 했다. 제단을 쌓는 것이 다른 곳에서 제사를 드리려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를 보여 주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진정성 있는 그들의 태도와 증거를 수용했다.
한스 피터 마르틴은 세계화의 덫은 양극화라고 한다. 파레토는 세계 20%의 인구가 80%의 부를 소유한다고 했다. 이제는 10%의 사람들이 90%의 부를 소유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화의 덫에 깊이 빠져가고 있다는 통계들이 나오고 있다. 양극화를 방치하면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청년 일자리, 비정규직 문제, 대기업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 무너지는 중산층의 한숨은 불만과 분노가 되어 언제 어디에서 터질지 모르는 폭탄처럼 자리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탁월함을 넘어 위대한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위대함을 넘어 영적인 리더십만이 이 시대의 숙제를 풀 수 있다. 여호수아와 같은 리더십으로 갈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자가 필요하다. 여호수아는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자들에게 전리품을 나눌 것을 요구했다. 여호수아는 전쟁에 미온적인 지파들을 배제하지도 않았다. 그들까지 끌어안고 함께 하는 가나안을 세웠다. 양보와 수용을 통해 민족의 하나됨이 진정한 안식임을 보여 주었다. 하나님은 수익만을 올리기에 급급한 기업이 아닌 일자리를 늘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돌리기를 기뻐하는 자에게 큰 일을 맡기신다. 나눔 먼저 수익 다음, 사람 먼저 일 다음, 안식 먼저 일 다음이 하나님 먼저 신앙이다.
<일산 로고스교회>